카카오뱅크가 8일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 행사'를 개최해 미래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티고르 시아한 슈퍼뱅크 CEO(왼쪽부터),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뿐나맛 위찟끌루왕싸 뱅크X CEO. /사진=이예빈 기자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금융 모델이 동남아 시장에서 빠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인도네시아와의 협업을 발판으로 몽골과도 협력을 추진한다. 고객이 실제로 저축하고 금융 활동에 참여하도록 설계된 구조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8일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 행사에서 인공지능(AI)과 글로벌 확장을 통한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와 태국 '뱅크X'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참석해 카카오뱅크와의 글로벌 협력 성과를 공유했다.

인니 '슈퍼뱅크'·태국 '뱅크X'…'카뱅에게 전수 받은 편리성'

사진은 슈퍼뱅크 앱 기능. /사진=이예빈 기자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카카오뱅크 글로벌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슈퍼뱅크는 2024년 6월 앱 출시 9개월 만에 2025년 3월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해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이어 지난 2월 기준 약 64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출시 20개월 만에 현지 디지털은행 가운데 시가총액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단순하고(Simple), 투명하며(Transparent), 유연한(Flexible)' 금융이라는 원칙과 함께, 카카오뱅크로부터 전수받은 사용자 중심 설계가 자리 잡고 있다.

티고르 시아한 슈퍼뱅크 CEO는 "인도네시아 고객은 복잡한 금융 상품보다 직관적인 경험을 선호한다"며 "서비스를 단순화하는 것만으로도 고객 유입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저축을 의지가 아닌 구조로 설계한 점이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시아한 CEO는 "많은 고객이 저축의 필요성은 알지만 실천하지 못한다"며 "자동 저축 기능을 통해 일정 기간 자금을 묶어두고 이후 해제되도록 설계함으로써 소비를 자연스럽게 줄이고 저축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게임 요소를 결합한 금융 상품도 고객 참여를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금리 몇 퍼센트 차이보다 고객이 매일 앱을 열게 만드는 동기가 더 중요하다"며 "럭키 카드와 같은 보상형 구조를 통해 금융을 재미있는 경험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용자는 앱 접속 시 무작위 보상을 받을 수 있어 반복적인 이용을 유도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시아한 CEO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금융 시장을 두고 "42킬로미터(㎞) 마라톤 중 이제 막 100미터(m)를 지난 단계"라고 표현했다. 경쟁이 치열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금융 포용성과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여전히 초기 단계라는 판단이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 비율이 낮고 디지털은행 점유율도 미미한 상황에서 성장 여력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 "금융 산업 간 경계 흐려질 것"

사진은 뿐나맛 위찟끌루왕싸 뱅크X CEO. /사진=이예빈 기자

뿐나맛 위찟끌루왕싸(Punnamas Vichitkulwongsa) 뱅크X CEO는 "태국은 많은 사람이 긴급자금을 위한 저축이 부족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단순히 상품을 공급하는 것보다 저축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뱅크X'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저축하는 '그룹 저축' 모델을 도입해 금융을 개인의 부담이 아닌 사회적 경험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해외 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보다 '어디에서 경쟁할 것인가'"라며 "성장성이 충분하고 디지털 금융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시장을 선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소수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해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태국에서는 합작법인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관여하는 등 국가별로 다른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몽골을 새로운 진출 국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몽골 금융기관에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독보적인 신용평가모델(CSS) '카카오뱅크 스코어'의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이어진 Q&A에서 윤 대표는 금융 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금융은 특정 플랫폼 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며 '임베디드 금융'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결제, 대출, 투자 기능이 일상 서비스와 결합되면서 산업 간 경계가 점차 흐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