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국내 시장 판매 감소를 수출 물량 확대로 상쇄하며 수익성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가격 인상 제한 국면에서 한국 공장을 글로벌 공급기지로 전환해 영업이익 증가를 끌어냈다. 해외 수요에 맞춘 생산기지 재편과 제품 믹스 효율화가 실적을 견인하며 체질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9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8930억원 대비 4.6% 늘었다. 영업이익은 561억원에서 674억원으로 20.1% 증가했다.
수익성 개선은 연결 기준보다 한국 부문 실적에서 두드러진다. 1분기 한국 부문 매출은 6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6389억원보다 2.8%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379억원에서 480억원으로 26.7% 늘었다. 국내 직접 매출 감소에도 이익이 증가했다.
핵심 요인은 글로벌 공급 확대다. 1분기 한국 부문의 내부거래 매출은 972억원으로 전년 동기 573억원 대비 69.6% 증가했다. 한국 공장이 해외 판매법인향 물량 공급기지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총이익은 2834억원으로 12.0% 증가했고 매출총이익률은 28.3%에서 30.3%로 2.0%포인트 올랐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도 6.3%에서 7.2%로 0.9%포인트 상승했다.
주목할 대목은 판관비를 줄여 이익을 만든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농심은 글로벌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해외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용을 죄어 수익성을 개선했다기보다 수요 확대와 마케팅 효율화가 함께 작동했다는 의미다.
최근 3개년 실적 흐름도 비슷한 흐름이다. 농심 한국 부문 영업이익은 2023년 1184억원에서 2024년 814억원으로 31.3% 감소한 뒤 2025년 1324억원으로 62.6% 증가했다. 2025년 외부매출이 2조4542억원으로 1.0% 줄어든 상황에서 내부거래가 2889억원으로 27.4% 늘며 마진이 회복됐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미국·캐나다·일본·호주·베트남·유럽 등에 법인이 있고 그 외 지역은 대부분 국내에서 수출하고 있다"며 "K푸드 열풍이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확산하면서 수출도 지역별로 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이 같은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2분기 농심의 예상 매출은 9230억원, 영업이익은 488억원으로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21.4% 증가한 수치다.
수출 중심 구조는 하반기 더욱 본격화된다. 농심은 올해 4분기 부산 녹산 제2공장을 가동한다. 기존 부산공장에 이은 수출 전용 신공장 가동으로 글로벌 수요 대응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녹산 제2공장 가동은 신규 판로 개척에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중장기 과제는 비전 2030 달성이다. 농심은 현재 40% 안팎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61%로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