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의원연구모임 '정책 2830'에서 선거 제도를 본투표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의 선진 민주주의 국가처럼 사전투표를 없애고 우편·대리투표를 보완적으로 운영해야 참정권을 정상 궤도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재선·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책 2830이 주최한 '투표 제도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을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53페이지 연구 보고서를 내놨다. 정책 2830은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이 연구와 토론으로 정책 대안을 마련해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을 준비하는 모임이다.


최 의원은 이날 '사전투표일 없는 영국·프랑스·독일은 어떻게 투표율 높였나'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최 의원은 "선관위의 무능과 무책임, 도덕적 해이와 파탄은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제도와 투표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렸다"며 "이러한 부실 관리는 가뜩이나 선거를 거칠 때마다 패배한 쪽에서 제기되던 부정선거 음모론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투표제도를 둘러싼 불신은 여론조사에서도 뚜렷이 확인되고 있다"며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로 인해 사전투표 등 선거 관리 전반에 회복하기 어려운 불신이 누적됐고, 이는 결국 극심한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본투표 하루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참정권을 훼손했는데, 사전투표 이틀간의 과정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면서 "이제는 본투표일 투표율에 버금갈 정도로 비중이 커진 사전투표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의원연구모임 정책2830 주최 무너진 신뢰,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투표 제도와 선관위 개혁을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 정 원내대표, 박형수 의원. / 사진=뉴시스

최 의원은 이날 ▲민주주의 성숙도 ▲국토 규모 ▲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한국이 참고할 선거 제도 개편 방향이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3국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국토·인구 규모가 크고 대통령 선거를 간접투표제로 치러 참고하기 어렵고, 일본은 투표용지에 후보나 정당 이름을 자필로 적는 등 선거 문화가 달라 직접 비교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유럽 민주주의 주요 3국의 공통점은 선거의 중심을 '본투표일'에 확고히 두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와 함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검증 가능한 방식의 우편투표를 유연하게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의 경우에는 대리투표 제도까지 도입해 본투표 이외의 다양한 투표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과 문제를 원천 차단했다"며 "독일이나 영국처럼 검증된 우편투표 방식조차 완전히 신뢰하기 어려우니 오로지 유권자가 직접 당일 투표소에서 투표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최 의원은 "우리는 본투표일 며칠 전에, 본투표 기간보다 2배나 긴 사전투표 기간을 특정하고 사전투표소를 따로 두어 투표함 이송과 관리의 부담을 집중시키고 있다"며 "한국의 사전투표 예산이 2024년 총선 때 687억원으로 분투표 예산 680억보다 많았는데,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이런 경우에 해당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의원연구모임 정책2830 주최 무너진 신뢰,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투표 제도와 선관위 개혁을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정책 2830 회장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재선·경북 의성군청송군영덕군울진군)은 선관위 개혁을 위해 헌법 개정을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선관위 개혁을 위해) 원포인트 개헌을 얘기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6·3 지방선거 전 (국민의힘은) 개헌 자체에 반대한 게 아니고 그걸 지방선거와 연계한 걸 반대한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선관위를 직무 감찰할 수 있는 내용을 헌법에 명시하는 방법과 그 결과 보고를 대통령에 보고하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니깐 결과는 국회에 보고하는 쪽으로 개헌할 수 있다"며 "국회 개헌 특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 문제를 포함해 권력 구조 문제 등을 한꺼번에 논의하자는 게 제 생각"이라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3선·경남 통영시고성군)는 이날 토론회에 인사말을 통해 "재선거 요구의 법적 실현 가능성이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과 별개로 어째서 국민들이 재선거, 심지어 부정선거를 외치게 됐는지 엄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 핵심은 신뢰이고, 선거 관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뢰가 한 번 무너지면 복원하기도 어렵고 부정선거론이나 각종 음모론의 침투를 막아내는 것도 매우 어렵다는 것을 정치권이 우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선거 관리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국민 참정권 침해에 대한 확실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선관위에 대한 국정조사가 열렸지만 증인들이 무더기로 불출석하고 지각 출석하는 안하무인 태도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정조사만으로 부족하고 특검(특별검사) 수사가 불가피하며, 특검 결과에 따라서 선관위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3선의 국민의힘 유의동, 신성범 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외에 ▲강선영 ▲곽규택 ▲김기웅 ▲김미애 ▲김승수 ▲박수민 ▲박충권 ▲박형수 ▲배준영 ▲서지영 ▲서천호 ▲이상휘 ▲이종욱 ▲최보윤 ▲최은석 ▲최형두(가나다 순) 의원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