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원 구성에 반발, 남은 7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받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이 입법 속도전에 나서면서 상임위를 순차적으로 가동시키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국회 상임위 운영 전반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여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처럼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독식하는 사태가 재연될지 주목된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상태의 원 구성에 협조할 수 없다. 더 강한 투쟁을 하겠다. 민주당이 왜 법사위를 고집하겠는가. 공소 취소 특검 때문"이라며 "서영교 의원을 왜 법사위원장으로 선출했겠는가. 공소 취소 특검법을 더 신속하게 통과시키길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저녁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우선 선출했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11개 상임위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은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남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받지 않고 국회 상임위 운영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민주주의 본질은 대화와 타협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여야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며 "김대중 정신을 배신한 정당이 지금의 민주당이다. 국회 다수당이면서 관례를 무시하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독식했다. 소수 야당을 무시하고 존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우리 야당의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민주당의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으면 상임위 운영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언급하며 "야당이 주도하는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남은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받을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 7개를 받자는 의원들도 있고, 18개 상임위를 모두 받지 말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서도 상임위 가동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3시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간사 선임과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 안건 등을 논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아 회의장에는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만 자리했다. 오는 3일에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도 예정돼 있어 사실상 국민의힘을 제외한 채 국회 운영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 국민 삶에 쉼표가 없듯이 국회도 마찬가지"라며 "위원장이 선출된 11개 상임위만이라도 먼저 회의를 열어 시급한 민생 현안을 살피겠다"고 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원내지도부와의 만찬에서 국정과제 입법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11개 상임위에 국민의힘 의원들을 위원으로 임의 배정했다. 하지만 배정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의사과에 '위원 사임계'를 제출하면서 현재 공석인 상태다. 국민의힘이 남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