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우리은행과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실시간 결제·정산 기술 검증(PoC)을 완료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검증은 쿠팡이츠 주문 결제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처리한 뒤 가맹점에 실시간으로 대금을 송금·정산하는 구조를 구현한 것이다. 결제부터 가맹점 정산, 스테이블코인을 원화로 바꾸는 과정까지 전 과정을 실제 서비스와 비슷한 환경에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표면적으로 가장 큰 성과는 정산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결제한 뒤 판매자에게 대금이 지급되기까지 짧게는 수일, 길게는 최대 60일까지 소요된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시스템에서는 소비자가 결제하는 즉시 판매자에게 대금을 정산할 수 있어 자금 회전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가 더 주목하는 부분은 정산 시간 단축만이 아니다. 이번 실험의 핵심은 쿠팡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상용화되면 카드사와 VAN사, PG사 등 여러 결제 사업자를 거치는 과정이 일부 줄어들 수 있다. 거래 규모가 큰 플랫폼일수록 결제와 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쿠팡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결제와 송금, 정산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는 새로운 결제수단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부 결제망 의존도를 줄이며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아직 기술 검증 단계지만 향후 플랫폼 중심의 결제 구조가 확대될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와 판매자가 쿠팡 안에서 결제와 정산을 계속 이용하도록 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앞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로켓페이와 쿠팡캐시 등 기존 서비스와 연계되면 소비자는 결제와 적립, 재사용을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판매자 역시 실시간 정산을 통해 자금 운용이 한층 수월해져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결제와 금융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결제를 위해 만든 알리페이를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아마존 역시 자체 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AWS라는 핵심 사업을 키워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스테이블코인 실험이 장기적으로는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과 플랫폼 간 역할 분담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리은행은 계좌 연동과 스테이블코인을 원화로 바꾸는 기능을 맡았다. 실제 서비스 운영과 고객 접점은 쿠팡이 담당한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확대되면 은행은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고 플랫폼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형태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도 정비가 진행 중인 데다 소비자 보호와 자금세탁방지(AML), 보안 체계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쿠팡과 우리은행은 관련 제도가 마련되는 시점에 맞춰 추가적인 기술 검증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실시간 정산 기술 검증을 넘어 국내 이커머스 기업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