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아메리칸 항공이 항공편 두 개에 실수로 같은 편명을 지정했지만 관제사가 실수를 알아채고 대처하며 충돌 사고를 막았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밤 미국 시카고에서 출발해 피닉스로 도착하는 항공기와 피닉스에서 이륙하는 항공기가 모두 아메리칸 2482편으로 지정됐다. 2482편은 시카고와 피닉스를 오가는 노선에 지정되는 편명이다.
미국은 국내선 항공편이 워낙 많아 왕복편이 같은 편명을 사용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이 경우에도 시카고발 피닉스행 항공편과 피닉스발 시카고행 항공편이 모두 2482라는 같은 편명을 사용하고 있었다.
문제는 시카고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이 기상 문제로 지연되면서 일어났다. 보통은 같은 항공기가 왕복편 모두에 투입되지만 기상 일정으로 지연이 일어나자 아메리칸 항공은 피닉스에서 이륙해 시카고로 향하는 대체 항공기를 준비했다.
이 때문에 편명 중복이 일어났다. 보통은 한 항공기가 왕복하므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상황에서는 두 항공편이 2482라는 편명을 동시에 사용하게 되자 혼선 우려가 생긴 것. 한국에서는 왕복편명이 101/102편처럼 홀수와 짝수로 분리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생길 여지가 없다.
관제사는 이 상황을 인지하자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이륙하는 항공편은 '출발 중인 아메리칸 2482'로, 착륙하는 항공편은 '착륙 중인 아메리칸 2482'로 구분해 호출하며 경로가 겹치지 않도록 했다.
관제사는 두 항공기의 경로가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도착 중인 항공기가 출발 중인 항공기보다 높은 고도에 위치하도록 했다. 또한 두 항공편의 조종사들이 멀리 떨어져 있을 때부터 서로를 인지하도록 했다. 그리고 안전 간격이 유지되도록 출발한 항공기가 너무 높이 상승하지 말라고도 지시했다.
항공기가 해당 구역을 안전하게 벗어난 뒤 관제사는 "25년 동안 항공교통 관제를 해왔지만 두 항공기가 같은 호출 부호를 사용하면서 합쳐지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회상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연방항공청(FAA)과 아메리칸항공은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항공안전 전문가 스티브 아로요는 "항공사의 운항 관리센터 내부에서 같은 시간 같은 공역에서 동일한 편명을 사용하는 상황을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인지했다면 비행계획이 승인됐을 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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