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가격 급등(칩플레이션)을 비롯한 원가 부담 확대에도 LG전자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사업본부가 올해 상반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TV와 플랫폼 사업이 호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이어온 비용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했다.
20일 LG전자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TV 등 영상기기에 쓰이는 반도체 칩 평균 가격은 지난해 대비 37.4% 증가했다. MS사업본부의 전체 원재료 매입액도 5조56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3% 늘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MS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 매출 10조2840억원, 영업이익 59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가 지목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반면 OLED TV 출하량은 20% 증가했다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출하량 기준 52%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상위 모델에서는 기술적 차별화를, 보급형 모델에서는 가격 문턱을 낮춘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다. 올레드 에보 W6와 G6·C6 등 상위 모델에는 전작보다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이 5.6배, 그래픽 처리 성능이 70% 향상된 3세대 알파11 AI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해당 프로세서는 화면을 픽셀 단위로 분석해 밝기·색상·명암비·선명도를 조절한다. 또 두 가지 업스케일링 알고리즘을 동시에 구동해 노이즈를 줄이면서 사물의 질감과 세부 표현은 유지한다.
보급형 제품은 OLED의 핵심인 화질을 유지하면서 패널과 부품 원가를 낮추는 데 집중했다. 대표적인 보급형 OLED TV인 B6 시리즈에는 빠른 응답속도·넓은 시야각을 유지하면서 기존 OLED 패널보다 원가를 20% 이상 낮춘 OLED 스페셜 에디션(SE) 패널을 적용했다. 패널 전력 효율을 높여 발열을 줄이고 알루미늄 등 방열 소재 사용량도 축소했다. B6 시리즈 77형과 83형의 출하가는 전작보다 각각 약 70만원, 130만원 낮게 책정됐다.
글로벌 사우스 시장 공략을 확대한 것도 판매량을 뒷받침했다. 글로벌 사우스는 인도·동남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을 말한다. 북미·유럽 등 기존 시장은 모바일 기기 확산과 제품 교체주기 장기화로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글로벌 사우스는 경제개발과 도시화 등으로 가전 보급이 본격화되는 단계다. 글로벌 사우스 대표 시장인 인도에서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올해 2분기에만 165억7000만루피(약 24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55형 이상 TV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약 53% 늘었다.
비용 효율화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LG전자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은 회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이지만 마케팅비·고정비 등은 자체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통제 가능한 비용을 줄여온 결과 원가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실적도 개선할 수 있었다"고 했다.
웹OS 플랫폼 사업은 하드웨어 중심의 수익 구조를 보완했다. 웹OS는 스마트 TV 등에 탑재되는 운영체제로 LG전자는 타사 TV까지 공급처를 넓히고 있다. 현재 LG전자의 웹OS를 탑재한 TV는 전 세계 약 190개국에서 2억7000만대를 넘어섰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수백 개의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고 국내외 미술관과 협력해 미술 작품을 제공하는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TV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제품·플랫폼 경쟁력과 비용 효율화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박성호 MS본부 경영관리담당 전무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과 운영 효율화 및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웹OS 플랫폼 사업의 성장을 통해 하반기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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