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용산공원(현 용산기지) 부지 일부를 청년·신혼부부 주택으로 공급할 것인지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으나 빈손 만남에 그쳤다. 오 시장과 김 장관은 다음 주 다시 만나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물량,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주택공급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울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추진의 바탕이 되는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개정안 논의를 다음주 재개키로 한 가운데 서울시와 국토부의 이견이 좁힐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오 시장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면담 이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용산공원에 대해선 평행선이었다"며 "용산공원 전체 부지를 아파트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은 어떤 경우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아주 강한 어조로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용산공원은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여가 공간이자 남산부터 한강까지 이어지는 녹지 축"이라며 "전체 부지는 물론 일정 부분의 제한된 면적이라도 주거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에 동의하는 것은 서울시장이 역사의 죄인으로 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 시장은 용산공원 인근 국유지 등을 활용한 주택 공급에는 협조할 수 있다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캠프킴 등 인근 국유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는 적극 협조한다는 역제안이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인근 부지에 대해서는 융통성 있게 논의하자고 역제안했다"며 "캠프킴, 외교부 관련 부지 등 주택 공급을 허용할 수 있는 부지에 대해서 교통 대책과 상하수도를 비롯한 도시기반시설 설치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도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권영세 의원도 용산공원 주변의 활용 가능한 부지들을 제안했다"며 "국토부가 서울시 역제안을 검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용산공원조성특별법 4조 2항은 용산공원 본체부지를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민주당은 이를 개정해 용산공원 부지 일부를 택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시정비법은 재개발·재건축 기간을 단축하는 게 골자다.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개정안은 용산의 녹지 비율 규제를 완화해 용산공원 외곽 부지에 주택 및 업무·상업시설 등 복합개발이 가능케 하는 내용으로, 지난 4월 야당 주도로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 절차만 남은 상황이다. 법 개정이 이뤄진다면 용산공원(약 300만㎡)의 10%인 용산어린이정원에 청년과 신혼부부가 거주할 수 있는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짓겠다는 정부 구상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요구해 온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 등에 대해서도 양측이 의견을 교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청년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보다 청년들이 정말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느끼는 것은 대출 제한 해제다. 디딤돌 대출의 경우 그 한계가 설정돼 있는데, 대상 주택 가액을 9억원 정도로 상향 조정하고 대출 한도를 6억원 정도까지 높인다면 청년들 입장에서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없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오 시장은 "오늘 만남으로 모두 결렬된 게 아니라 다음주에도 계속 논의를 하기로 했다"며 "소통 창구는 열려 있고, 어느 선에서 서로 간의 절충안을 만들 수 있을지는 (좀 더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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