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강사 출신 방송인 양정원의 사기 사건을 무마하고 수사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강남경찰서 전 수사팀장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 사기 및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필라테스 강사 겸 인플루언서 양정원. /사진=뉴시스


인플루언서 양정원씨(37) 남편으로부터 수백만 원 상당의 룸살롱 접대 및 금품을 받고 양 씨의 사기 혐의 사건을 무마한 경찰관이 구속된 채 재판에 넘겨졌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서울 강남경찰서 전 수사팀장이었던 경감 A씨를 뇌물수수·알선뇌물수수·직권남용·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이날 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검찰은 A씨에게 사건을 알선하고 함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경찰청 소속 경정 B씨를 뇌물수수·알선뇌물수수 혐의로, A씨 등에게 뇌물과 수백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한 다단계 사업자 C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A씨와 B씨는 직위해제 상태지만, 경찰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필라테스 가맹 사업 사기 의혹을 받는 양씨 사건을 수사하던 중 양씨 남편이자 주가조작 주범인 D씨와 친분이 있던 경찰청 경정 B씨의 청탁을 받았다. 최종 결재권자인 A씨는 담당 후배 수사관에게 지시해 전산상 피의자로 등록돼 있던 양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임의 변경하도록 했고, 양씨는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A씨와 B씨는 사건 무마에 대한 감사와 추가 청탁 명목으로 명품 스카프 등 금품과 수백만 원 상당의 유흥주점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와 D씨의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A씨는 "다음 주에 잘 끝날 거야", "내가 이미 불송치 결정한 거니까 빨리 끝내라고 얘기했어"라고 말했고, D씨는 "아 우리 와이프 거요?", "형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식사 한번 하시죠"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씨는 또 D씨에게 "(양씨를) 조사할 때 직접 에스코트도 해주고, 피의자에서 참고인으로 돌리고 신경을 썼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씨가 피의자에서 참고인으로 바뀌면서 고소인은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신청할 기회도 갖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양씨의 또 다른 사기 사건을 맡은 후배 경찰관에게도 사건을 빨리 종결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사건 역시 참고인 중지 또는 불송치 처분으로 수사가 중단됐다.

검찰은 A씨가 양씨 사건을 포함해 총 5건의 사건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2023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약 8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