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가 재건축 이주로 일대 전세 대란을 맞을 전망이다. 사진은 은마아파트의 모습./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가 재건축 공사를 위한 이주를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하며 강남 일대 빌라의 전세 대란이 예상된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도 은마와 맞먹는 규모로 일대 부동산은 벌써부터 이주 대란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최근 주민들에게 이주계획 안내문을 공고했다. 조합은 내년 상반기 이주 완료를 목표로 세입자의 이사 희망 시기와 예정 지역을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 회신 기한은 이달 28일까지다.



조합은 학사 일정을 고려해 방학 기간을 활용한 이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겨울에는 명도 소송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이주 과정에서 공가 관리를 위해 범죄예방 전문업체도 선정할 계획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78년 한강 매립지에 들어선 잠실주공5단지도 내년 이주를 앞두고 있다. 2028년 착공이 목표다. 서초구에서는 신반포12차 312가구와 신반포27차 156가구가 이주를 개시했다. 신반포2차 1572가구도 사업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8년까지 예정된 정비사업 이주 물량은 총 8만3630가구다. 이에 인근 임대차시장의 수급 불안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800건으로 1년 전(2만3193건)보다 10.4%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의 이주 물량이 움직이면서 전세가 부족해지고 월세화로 전환하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단지 내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A씨는 "세입자 비중이 높은 은마아파트는 주민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대치·도곡·개포 등 인근 지역으로 이주를 알아보는 분위기"라며 "은마아파트 전세는 6억~8억원이고 대치동 학원가와 가까운 인근 아파트 전세는 10억원을 넘어 빌라 반전세·월세로 전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정부의 보완책 마련이 요구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은 지난해 6·27 대출 규제에 이어 10·15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늘면서 집주인의 거주 전환에 의한 공급 감소 압력이 커졌다"며 "전세 안정을 위해 대출 규제에서 빌라 등 비아파트를 제외하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위원은 "정부 대책에서 장기 민간임대, 비아파트 공급 등이 신규 공급으로 이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당장 재건축 이주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선 기존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로 전환하는 LH 매입임대사업과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