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왼쪽부터)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국무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과세 강화가 추진되며 일각에서 직장 이동이나 자녀 취학, 부모 봉양 등 피해 사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당정이 예외 사유를 폭넓게 인정한 보완 방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정부의 부동산 공급 확대와 세제개편 방향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며 몇 가지 보완 의견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지난 3일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대신 비거주자의 경우 반대로 9억원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가 해당 주택에 직접 거주하지 않는 경우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것이다.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전년도 보유세의 150%에서 20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종부세의 현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비거주자의 세 부담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조정하고 세부담 상한을 200%로 늘리는 세제개편은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현실의 다양하고 부득이한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면서 사각지대가 없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안 발표 이후 직장 변경이나 자녀 취학, 부모 봉양 등의 사유로 보유 주택을 임대하고 다른 지역에서 전월세로 생활하는 1주택자가 세제개편의 피해 사례가 될 수 있는 점이 지적됐다. 특히 정부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하면서 비거주 사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장기거주특별공제로 변경키로 했다. 현재 1주택자는 보유·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 합산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를 거주 중심으로 개편해 비거주 1주택자에게 적용돼온 보유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제도 개편의 연쇄 작용이 전월세 시장에 부정적인 파급을 미치지 않을지 세심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당과의 논의를 거쳐 세부 내용을 조정하겠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세제개편안은 결정된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입법 예고 기간이었던 8월 3일부터 20일까지 다양하고 참신한 국민들의 의견과 아이디어가 제출됐다"며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합리적인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세제개편과 부동산 문제는 국민의 관심과 체감도가 높고 여러 작은 제도의 변화도 국민 생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세심하게 보고 정교하게 접근해야 된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