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정무부시장 시민추천제를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던 집행부와 시의회가 조례 개정 후 후보자 재지명에 합의하면서 갈등 수습에 나섰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21일 관련 조례를 개정한 뒤 부시장 후보자를 다시 지명하고 시의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민 시장은 이날 송형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의장과 나주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시민추천제 논란과 향후 인사청문 절차를 논의했다.
민 시장은 회동 이후 입장문을 통해 "시민추천제 추진 과정에서 시의회가 제기한 우려와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충분한 설명과 협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시의회에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주요 제도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의회와 소통·협의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관련 조례를 개정한 뒤 개정된 조례에 맞춰 부시장 후보자를 다시 지명하고 인사청문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14일 시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제기된 현행 조례와 시민추천제 추진 절차의 불일치 논란 이후 일주일 만이다.
논란의 핵심은 시민추천제 자체가 아니었다. 현행 조례에 규정된 부시장 직무와 다른 분야를 대상으로 후보자를 공모·지명한 뒤 조례 개정을 추진한 절차가 적절했느냐가 쟁점이었다.
신민호 시의회 운영위원장은 당시 민 시장에게 유감 표명과 함께 조례에 따른 인사청문 절차를 다시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신 위원장은 "조례와 다르게 정무부시장 시민추천제를 시행한 것은 의회의 조례 입법권을 사후 추진 절차로 격하시킨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사후 조례 개정으로 치유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례를 개정한다고 해도 위인설법(爲人設法)을 하게 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선행정 후 법과 조례에 따라가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후 양측의 대립은 민 시장과 송 의장의 회동을 계기로 수습 국면으로 전환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당대표가 민 시장과 송 의장에게 통합특별시의 주요 현안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한 것이 양측의 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송형곤 의장도 이날 별도 입장문을 내고 집행부와의 협력 의사를 밝혔다.
송 의장은 "이번 시민추천제 추진 과정에서 제기해 온 문제와 의회의 조례제정권 원칙은 분명히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통합특별시 출범 초기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특별시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시의 유감 표명과 제도 개선 의지를 받아들여 후속 절차에 대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절차는 조례 개정→개정 조례에 따른 후보자 재지명→시의회 인사청문 요청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 후보자를 그대로 청문 절차에 올리는 대신 조례를 먼저 정비한 뒤 기존 후보자를 다시 지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시의회 내부의 이견까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송 의장이 집행부와의 갈등을 풀기 위해 상임의장단에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호 위원장은 이날 '동행미디어시대'와의 통화에서"여러 가지 얘기도 나누고 해서 내 고집만 피울 수 없는 것이고 의회가 형해화(形骸化)되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그 부분만 좀 준수해 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집행부가 향후 약속한 절차를 지키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는 "불성실하거나 그럴 경우 언제든지 쓴소리를 할 것"이라며 "청문회 과정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시의회가 집행부와의 갈등을 일단 봉합하면서도 향후 인사청문 과정에서 후보자와 집행부를 다시 검증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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