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청소년수련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다문화교육관에서 운영하는 다문화 교육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수련원은 해당 교육관을 AI 체험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북청소년수련원



경북청소년수련원이 국비를 지원받아 조성한 다문화교육관을 인공지능(AI) 체험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보조금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동행미디어 시대>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청소년수련원은 2027년 AI 체험공간 구축을 위해 20억원 규모의 예산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다문화교육관을 AI 체험공간으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안이다.



문제는 보조금이 투입된 시설의 무단 전용은 보조금법 위반이라는 점이다. 경북청소년수련원 다문화교육관은 2013년 국비 14억2200만원과 도비 3억원 등 총 17억2200만원을 투입해 조성됐다.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교 적응과 한국어 교육, 이주여성의 사회 적응과 문화교육 지원 등을 목적으로 건립된 시설이다.

보조금 관련 법령은 보조사업으로 취득하거나 효용이 증가한 중요재산을 보조사업 목적에 맞게 관리하도록 하고 있으며 관련 요건에 해당하는 중요재산의 목적 외 사용 등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국비로 조성한 다문화교육관을 AI 체험공간으로 전환하려면 해당 시설의 보조사업 조건과 중요재산 여부 등을 확인하고 목적 변경에 필요한 승인 절차가 있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목적 외로 사용할 경우 보조금법 위반과 그에 따른 제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경북도 교육청소년과 관계자는 "다문화교육관이 보조금으로 조성된 시설은 맞다"며 "이를 목적 외로 변경할 경우 향후 보조금 확보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련원에서 예산계획서가 접수되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도내 다문화·이주가정 학생은 2020년 1만60명에서 2021년 1만787명, 2022년 1만1489명, 2023년 1만2118명, 2024년 1만2814명, 2025년 1만3196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전체 학생 가운데 다문화·이주가정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0년 3.8%에서 2025년 5.5%로 높아졌다.

관련 예산 역시 늘었다. 경북도교육청의 다문화교육 예산은 2020년 19억4533만원에서 2025년 36억4059만원으로 5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북도교육청은 다문화 학생 증가에 맞춰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데 정작 경북도 산하기관은 기존 다문화교육시설을 없애고 다른 사업에 활용하려는 엇박자 행정을 보이는 셈이다.

경북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AI 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다문화 교육 역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속해서 강화해야 할 공공교육 분야"라며 "학생과 교육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다문화교육시설을 축소하는 것은 정책 방향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AI 교육의 필요성 자체가 아니라 다문화 교육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비를 투입해 만든 기존 다문화교육관을 굳이 AI 체험공간으로 바꿔야 하는지, 목적 변경에 필요한 적법한 절차를 밟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경북도가 보조금 시설의 목적 변경에 따른 문제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20억원 규모의 예산계획을 검토하기에 앞서 사업의 적법성과 관계기관 승인 여부부터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