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이 2차 경제 제재를 가했다. 이에 이란은 즉각 반발하며 미국 경제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에 대해 전쟁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무너져가는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이란 정권이 이용하는 디지털 자산과 기술, 금, 항공, 해운 등 5개 핵심 부문에 대해 제재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밖에 핵·미사일·사이버·석유 네트워크와 관련된 이란 연계 기관과 개인, 선박 등 약 60곳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이란으로 일부 송금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일반허가 효력도 중단했다.
미국은 이란과 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을 향해 제재를 경고하며 미국이 적발한 이란 관련 활동을 중단하기 위한 명확한 시한이 주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누구도 미국 제재망을 벗어날 수 없다"며 대이란 경제 압박을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의 2차 경제 제재 발표에 대해 반발했다. 카타르 국영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경제전'이 계속될 경우 테헤란은 걸프만에서의 모든 원유 수출을 중단하고 미국 제재를 지원하는 국가 행위를 '전쟁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2010년대 초반 미국은 이란을 향해 강력한 금융, 석유 제재를 가했던 바 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닌 셈이다.
이란 경제 타격 입힌 미국 제재…한계는 명확

2010년대 초반 미국은 이란 핵무기 개발 저지와 역내 안보 위협 통제를 위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란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 적발 등 핵 개발 의혹이 불거지자 이란을 국제 금융에서 고립시키는 법안들을 시행했다. 2010년 이란 금융기관 거래를 제한하는 이란 제재·책임·투자회피법(CISADA)과 2012년 이란 중앙은행, 석유 거래에 개입하는 제3국 기업, 금융기관까지 처벌하는 국방수임법(NDAA)이 대표적이다.
미국 경제 제재로 이란은 당시 주 수입원이었던 원유 수출이 차단돼 외화 유입이 막혔다. 외화 유입 감소, 투자 위축으로 이란은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통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품 가격이 폭등하고 연간 물가상승률이 높게 유지되면서 초인플레이션을 겪었다. 이 일로 이란 중산층이 붕괴되고 민생이 악화됐으며 대규모 실업자가 발생했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이같은 경제 제재 압박을 바탕으로 이란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를 끌어냈다. 다만 이란 핵 합의는 어느 한쪽의 승리로 볼 수는 없다. 미국 입장에서 핵 무기화 기간이 최소 1년 이상 연장됐다는 점, 핵 프로그램 강제 동결,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권 확보로 이란 비밀 핵 개발 감시를 얻었던 것은 성과로 보인다.
하지만 10~15년 후 주요 핵 제한 조치 순차적 해제, 이란 탄도미사일 개발, 중동 내 헤즈볼라 지원 등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또 제재 해제로 동결된 수백억달러 자금이 이란 정부 재유입을 허용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즉 당시 이란 핵 합의는 제재로 이란 핵무장을 막아냈다는 자평이 있었지만 미국 내 강경파, 이스라엘은 불완전 합의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18년 1기 임기 때 해당 합의는 역대 최악이라며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나온 것, 이란에 실질적으로 자금 차단 타격을 입혔지만 결론적으로 미국은 이란 정권 교체, 핵 포기엔 실패했다. 미국의 궁극적 목표였던 이란 완전 비핵화, 정권 퇴진 등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은 당시 미국 제재를 버티며 핵 개발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했다. 아울러 이란은 중국, 러시아와 협력하며 미국 제재를 피할 생존법을 터득했다.
이는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제재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 마다니자데 이란 경제부 장관은 지난 24일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미국 제재에 대해 "그들은 이란 국민과 정부 당국자들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지만 매번 실패했다"며 "아무래도 또 한 번 패배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랫동안 이러한 계획이 나올 것에 대비했다"며 "정부는 과거에도 준비됐고 지금도 준비됐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2개년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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