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8월 금통위를 앞두고 기준금리 백투백 인상과 동결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사진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금리를 올리는 '백투백(back-to-back)' 인상과 동결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데다 근원물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원/달러 환율 하락과 내수·고용 부진 등을 고려하면 이달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숨 고르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 가운데 DBS와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씨티그룹 등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동결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고, 바클레이즈 역시 인상과 동결이 팽팽할 것으로 봤다.



인상론의 근거는 예상보다 강한 경기 회복이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고,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지표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오는 27일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대까지 높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물 경제 여건이 큰 폭의 성장률 상향이 이뤄질 정도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8월 기준금리를 3.00%로 25bp(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증가율이 예상을 웃돌고 내수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공연구원은 이번 인상 이후에도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도 각각 한 차례씩 추가 인상이 이뤄져 최종금리가 3.5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3.2~3.3%, 내년은 2.5% 내외로 상향될 것으로 봤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도 백투백 인상에 무게를 뒀다.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유상대 전 한국은행 부총재의 "통화정책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최근 발언을 연속 인상 신호로 해석했다. 그는 이 인상 이후 오는 11월과 내년 2월에도 추가 인상이 이어져 최종금리가 3.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3~3.5%로 상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물가 전망도 기존 2.4%에서 2.5~2.7%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성장률 개선으로 생산갭이 플러스 영역에 진입하면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 중 79명 동결 예상

반면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8월 동결 전망을 유지했다. 김지만 연구원은 "환율 하락과 주식시장 조정 등의 여건 변화가 금리 인상의 시급성을 낮추고 있다"며 추가 인상 시점을 10월로 예상했다. 성장률 전망은 3%대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봤지만 물가 여건은 금리 인상을 서두를 정도로 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떨어진 데다 7월 근원물가 상승률이 2.6%로 올랐지만 내구재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수요에 민감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3.4%에서 3.5%로 오르는 데 그쳤고 생활물가는 2.5%로 둔화했다.



이영화 BNK부산은행 이코노미스트도 8월 동결을 예상했다. 이영화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한 차례 추가 인상하는 것은 대부분 일치한다"며 "결국 8월 연속 인상이냐 10월 인상이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 최근 대출 규제 완화 등이 이뤄진 만큼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을 근거로 연속 인상에 나설 명분도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판단이다. 다만 그는 "신현송 한은 총재가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한은의 최근 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8월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채권시장에선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9명이 2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직전 조사에서 동결 전망이 34%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시장의 무게중심이 크게 이동했다. 금투협은 성장률 전망 상향과 물가·가계부채 부담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과 시장금리 상승 등이 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지만 연구원은 "성장률 전망이 크게 상향된다는 이유만으로 금리 인상의 시급성을 인정할 금통위원이 절반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 인상 시점은 10월로 보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