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씨(37) 등 실종자 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지난 2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주 장미란씨(37) 실종 사건 허위 종결 혐의를 받는 부 모 경장이 사건 암장 이후 한 달 뒤에 경찰청장 표창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 경장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범행 동기 규명이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제주서부경찰서 부 경장의 상훈 및 징계 내역에 따르면, 부 경장은 지난 6월26일 '실종 치매 노인 발견 유공'으로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이는 5월15일 장씨 실종 신고 접수 2시간30분 뒤 마치 장씨와 연락이 닿는 것처럼 신고자(장씨 남자친구)를 속여 허위 종결하고,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거짓 정보(교통사고 사망)를 입력해 관리자료를 삭제한 뒤 40여일 만에 표창을 받은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자살기도자 신속 발견 유공'으로 경찰서장 표창을, 2024년 3월에는 '특수절도 피의자 검거 유공'으로 제주경찰청장 표창을 받는 등 부 경장은 근무 기간 10건의 상훈(표창) 기록이 있다.

징계 조사·처리 이력은 총 3건으로, 장씨 사건이 있기 전에는 2023년 가정폭력으로 조사를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내부 경고를 받았다 이어 지난달 22일 여자 화장실 출입이 적발돼 대기발령 상태에서 조사받다가 직위해제됐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25일 구속된 부 경장을 상대로 실종 신고를 임의로 종결한 이유를 캐고 있다. 제주경찰청 수사 결과 부 경장은 장씨와 일면식이 없는 사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 경장이 "(실종자와 통화했다는) 기존 주장을 조사에서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 경장이 사후에 적발될 위험을 무릅쓰고 왜 성인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 처리했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실종 사건 종결이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데다, 야간 근무 중 접수된 실종 사건은 다음날 교대 시간에 상관에게 사후 보고하는 구조라고 한다.

성인 실종 사건이 대부분 가출자의 귀가로 자연 해소되다 보니 안이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국회 행안위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가출인 실종 신고 7만814건 중 귀가 등으로 하루 이내에 해제된 비율은 89.4%, 30일 이내에 해제된 비율은 99.0%에 이른다.

다만 부 경장이 허위 종결한 60대 실종자 A씨의 경우, 지난달 2일 112 신고 당시 A씨의 배우자가 '사업 실패로 부채가 많다. 아이에게 잘 먹고 잘 지내라고 말했다'고 밝혀 극단적 선택 가능성이 컸음에도 장씨와 마찬가지로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말을 한 뒤 임의 종결했다. 실제 A씨는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사후 발각 위험이 높은데도 왜 허위 종결했는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경찰은 부 경장이 지난해 3월 실종팀에 배치된 뒤 종결한 실종 사건은 모두 298건이라고 밝혔다. 이 중 장씨와 A씨 사건 외에 또 허위로 종결한 사건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장씨의 유족들은 "(장씨가) 남자친구에게 '야자수 농장이 무섭다', '가기 싫은 곳'이라고 말해왔고, 그쪽으로 가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해 장씨가 왜 야자수 농장까지 갔는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경찰은 지난 26일 브리핑 당시 장씨의 유류품이 집에서 나갈 당시 그대로 발견됐고, 야자수 숲에서 저항이나 다툼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 장미란씨 실종 사건 허위 종결' 파문이 이어지자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제주경찰청 7층 회의실에서 사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허위 종결 사건 수사 13일만인 27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그 책무를 저버렸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거짓된 말과 행동으로 가족들께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며 사과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난 26일 긴급 경찰지휘부 회의에서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어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아울러 경찰에 ▲철저한 진상 규명 ▲실종수사 개선대책 마련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설치 등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