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만에 다시 갈라서는 SSG닷컴과 신세계몰이 각자의 경쟁력을 증명할 시험대에 오른다. SSG닷컴이 식료품으로 수익(턴어라운드)을 내는 구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신세계몰이 독자적인 색깔을 만들 수 있을지가 분할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SSG닷컴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1일 그로서리 중심 온라인 장보기 사업을 담당하는 존속법인 SSG닷컴과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맡는 신설법인 신세계몰(가칭)로 나뉜다. 2019년 통합법인 출범 이후 7년 만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분할을 사업별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고객 접점과 필요한 사업 연계는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당시(이마트몰과 신세계몰)에는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각 사업의 전문성을 높이는 쪽으로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긴 셈이다.
사업 분리를 통해 기존 SSG닷컴이 가진 다소 혼재된 이미지를 선명하게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에게 SSG닷컴은 그로서리 중심으로 인식되는 만큼 패션과는 잘 맞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며 "분리해 각각 전문화하고 콘셉트를 명확하게 가져가는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분할을 통해 각 사업의 방향성을 명확히 한 만큼 이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다음 과제로 지목된다. SSG닷컴은 그로서리 사업의 수익성을 증명해야 한다. 온라인 장보기는 낮은 마진과 물류·배송비 부담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컬리는 수년간 적자를 이어오다 3P·풀필먼트 등으로 수익구조를 넓히며 지난해 처음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SG닷컴의 수익성은 최근 개선되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310억원보다 15억원 줄었다. 분할 이후 핵심 사업이 될 그로서리 부문의 지난달 매출은 12% 늘었다. 이마트 점포 기반 배송망과 그룹 통합 멤버십 등 기존 강점을 활용해 그로서리의 외형 성장을 반복 구매와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SSG닷컴만이 잘할 수 있는 신선식품의 킬러 카테고리를 개발해 히트 상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온라인에서 성공한 상품을 이마트나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강점"이라고 말했다.
새로 생기게 될 신세계몰은 전문 플랫폼(버티컬커머스)이 자리 잡은 패션·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해야 한다. 무신사·29CM·에이블리·지그재그 등이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고객을 확보한 만큼 신세계몰만의 뚜렷한 정체성이 필요하다.
차별화의 기반은 신세계백화점이 쌓아온 프리미엄 브랜드와 상품기획(MD) 역량이다. SSG닷컴 자회사인 W컨셉은 분할 이후 신세계몰에 편입돼 패션 부문 경쟁력을 보강한다. 이러한 자산을 온라인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연결해 단순한 '백화점 온라인 창구'를 넘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 교수는 "무신사나 지그재그와 같은 위치에서 경쟁하기보다 고객층과 연령대를 조금 높여야 한다"며 "신세계는 고품격으로 가도 충분히 다른 포지션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이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프리미엄 영역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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