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미국에서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화장품과 얼굴용 시트마스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상표권 확보 절차를 밟고 있다. 사진은 올 5월 PGA투어 정규대회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운영한 비비고 컨세션 모습.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의 활용 영역을 식품 밖으로 넓히고 있다. 미국에서 비비고 이름을 화장품과 얼굴용 시트마스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상표권 확보 절차를 밟고 있다. 실제 제품 출시나 화장품 사업 진출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식품 브랜드로 성장한 비비고의 지식재산권(IP)을 다른 상품군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는 움직임이다.

28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지난달 9일(현지시각) 출원한 비비고 상표는 이달 3일 심사를 통과했다. USPTO는 지난 26일 출원공고 통지서를 발행했으며 다음 달 1일 공식 공고할 예정이다. 미국에 출원한 상표는 2023년 국내에서 출원해 이듬해 9월 등록받은 것과 같은 도안이다. 이번 출원에서 CJ제일제당은 화장품과 미용용 얼굴 시트마스크를 특정했다. 식품 브랜드인 비비고 로고를 얼굴에 사용하는 제품에도 붙일 수 있도록 권리를 확보하는 셈이다.



비비고의 상표 권리 범위를 식품 이외로 확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 특허정보넷 키프리스를 살펴보면 CJ제일제당은 2020년과 2023년 비비고를 화장품 등이 포함된 국제상품분류 3류로 출원해 등록받았다.

다만 국내 출원과 미국 출원은 지정상품에서 차이가 난다. 국내에서는 세제와 치약, 샴푸, 화장품 등 각각 20여개 품목을 폭넓게 지정했다. 향후 브랜드 활용에 대비해 여러 상품의 권리를 한꺼번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얼굴용 시트마스크는 두 차례 모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화장품과 얼굴용 시트마스크로 범위를 좁혔다. 국내 출원에는 없었던 제품을 미국에서 처음 구체적인 품목으로 명시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독립적인 화장품 사업보다는 이벤트나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 굿즈 제작 등에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올해 상반기 선보인 대표 브랜드 IP 확장 제품들. /사진=CJ제일제당


비비고는 최근 브랜드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비비고와 햇반, 다시다 등 대표 브랜드 IP를 활용해 기존 제품군과 다른 스낵·빙과·음료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지난 3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이들 브랜드 IP 활용 제품은 누적 약 700만개, 판매액 약 150억원을 기록했다.



비비고는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키워온 브랜드다. 만두와 김, 김치 등 한식 제품군을 중심으로 해외 인지도를 쌓아왔고 스포츠·K컬처와의 협업을 통해 식품을 넘어 브랜드 자체의 접점을 확대해왔다. 이번 상표 출원 역시 제품군을 추가하는 것보다 비비고라는 이름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브랜드 IP 활용 무대는 해외로 넓어지고 있다. 비비고 김을 스낵으로 재해석한 '비비고 김 나쵸'와 '비비고 김 팝콘'은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다른 브랜드 IP 활용 제품의 해외 진출도 순차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상표 출원이 실제 시트마스크 출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올해 CJ제일제당이 대표 브랜드 IP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해외 진출까지 추진하는 상황에서 미국 상표권 확보에 나섰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갖고 등록한다기보다 향후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카테고리의 권리를 선점해 놓는 것"이라며 "현재 화장품 사업과 관련해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