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의 부실 상장사 퇴출을 위한 주가 및 시가총액 기준이 강화된 뒤 관리종목 지정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흑자를 꾸준히 내는 기업들도 시가총액이나 주가가 낮다는 이유로 퇴출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지난 7월부터 관리종목 지정의 시가총액 기준을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으로 상향했다. 주가가 1000원에 미달할 경우도 추가했다. 주가와 시가총액이 해당 기준을 30일 이상 밑돌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되며 이후 90일간 45일 연속 기준을 상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1일 이후 시가총액 및 주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은 코스피 14개 사, 코스닥 52개 사로 나타났다. 코스피의 경우 ▲시총 미달 10개 ▲주가 미달 6개 ▲중복 2개였다. 코스닥은 ▲시총 미달 34개 ▲주가 미달 26개 ▲중복 8개였다.
아직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은 더 있다. 지난 27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일반 상장사 2582개 중 강화된 시총과 동전주 기준을 밑도는 곳은 263개다. ▲시총 미달 167개 ▲주가 미달 144개이며 이 중 48개 사는 둘 다 해당한다.
이에 기업들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동전주 탈출을 위한 액면병합이다. 금융당국이 대책을 내놓은 지난 2월12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추진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액면병합 추진은 281건에 달했다. 액면병합을 단행한 뒤 추가 액면병합에 나선 기업도 있다. 엄수진 한화증권 연구원은 "동전주 기업들이 올들어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액면병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동전주가 더 많은 코스닥 시장의 액면병합 건수는 코스피의 4배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2027년 기준 강화되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0% 넘게 '관리종목' 대상

실적이 양호한 기업들도 주가와 시총 하락으로 퇴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기술력이 있지만 실적을 내지 못했거나, 흑자를 내도 주가나 시가총액은 저조한 기업들이 해당한다. 예를 들어 지난 12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아이스크림에듀의 경우 2026년 2분기 매출액은 192억8548만원, 영업이익은 16억5204만원을 기록해 4분기 이상 흑자를 이어갔다.
지난 25일 주가 미달로 관리종목이 된 이브이첨단소재 역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은 203억3968만원, 영업이익은 15억1007만원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시총 200억원 미만 기업 149개 중 45개가 흑자 기업으로 나타났다.
2027년 1월1일부터 해당 기준은 더 강화된다. 코스피는 500억원, 코스닥은 300억원을 밑돌 경우 상장폐지 된다. 지난 27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102개 사, 코스닥 338개 사 등 총 440개 회사가 상장폐지 기준에 들어가게 된다. 변경되는 기준 아래에 놓이는 기업은 코스피 65개 사, 코스닥 217개 사 등 282개 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총 상장폐지 기준 상향은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 현상으로 코스닥은 수급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흑자 기업이나 이익을 못 내는 기술특례 상장사도 부실기업으로 낙인이 찍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에서도 이같은 지적이 나왔다.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코스닥 구조를 개편하고 정상화하려면 부실기업 정리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다만 미세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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