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하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 800조원이 넘는 슈퍼 예산을 편성하는 것을 두고 '통화·재정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청와대가 반박에 나섰다.
류덕현 청와대 재정기획보자관은 전날(28일) 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대내외 리스크와 물가 관리를 위한 긴축적 통화정책과, 고금리로 타격을 입은 부문을 보듬고 구조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선별적·적극적 재정정책은 결코 상충되지 않는다"고 했다.
류 보좌관은 "일부 언론과 야당에서 한은의 2연속 금리 인상과 내년 정부 예산안을 두고 긴축 기조의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간 엇박자를 지적하고 있다"며 "언뜻 그럴 듯해 보이지만 우리 경제의 구조적 현실을 보면 타당하지 않은 지적"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전반적인 '경기 과열'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수출에 비해 내수 회복세는 더디고,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퍼지지 못하는 'K자형 양극화'와 잠재성장률 둔화라는 구조적 과제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또 "거시금융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금리 인상 과정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한계 차주 등 상당수 경제 부문과 취약계층이 겪는 고통과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금리인상과 확장재정은 현재의 여건에서 동시에 추진돼야 할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이어 "내년도 예산안은 미래 성장 동력 육성을 통한 잠재성장률 제고와 함께, 청년 지원,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보호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고 편성됐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뉴스1에 따르면 류 보좌관은 전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앞으로 고령화나 여러 가지 어려운 복지 문제도 다 재정이 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재정 운용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K자 양극화, 밑단에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그런 부분은 정부가 재정으로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했다.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도 이날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가 대세였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대안정기(Great Moderation)에는 통화정책은 완화하되 재정정책 역할은 축소하는 것이 지배적 정책 조합이었다"며 "이것을 엇박자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세계화와 글로벌 공급망 확대, 낮은 인플레이션이 이런 조합의 배경이었다"고 했다.
하 수석은 "이 조합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계를 드러냈다.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와 인플레이션으로 상당 기간 세계경제의 대안정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며 "다양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다양한 수단이 필요하고 경제 환경에 맞게 수단이 적절히 활용돼야 한다"고 했다.
또 "우리 앞에는 경기 대응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 강화, 기술 전환, 양극화 및 불균형 완화 등 수많은 과제가 놓여있다"며 "통화금융 정책이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도모하면서 동시에 재정 정책이 양극화를 완화하고, 공급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경제 전반의 안정적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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