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광교청사 전경. /사진제공=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경기도가 산하기관의 유사·중복 기능과 위탁·외주 비중을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 통폐합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흐름이 확인돼 결과가 주목된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도 관계자가 산하기관 통폐합을 염두에 두고, 기관 간 유사·중복 업무들을 효율적으로 재편할 수 있을지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타 시도가 통폐합 과정에서 어떤 원칙과 과정을 거쳤는지 사례 분석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관계자는 통폐합 규모를 미리 정해 놓고 추진하는 것은 아니며 내년 1월1일 시행을 목표로 도의회와 협의를 거쳐 연말까지는 관련 조례 정비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지난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추 지사는 이날 "할 수 있는 일도 대부분 민간 위탁해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 예산 낭비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실·국 칸막이에 따른 유사·중복 사업도 함께 거론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단순 민간 외주 축소뿐 아니라 공공기관 위탁까지 포함한 위탁 행정 전반에 대한 개편과 이를 통한 산하기관 기능 재편의 신호로 해석된다. 재정 비상 선언 이후 인사가 늦어지는 것 역시 이러한 산하기관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인 셈이다.



올해 7월 말 기준(법정 위탁 제외) 도 위탁사무는 581건, 총예산 1조6460억원이다. 민간 위탁은 157건·1320억원으로 8%에 그친 반면, 공공기관 위탁이 424건·1조5140억원으로 92%를 차지한다. 외주 축소의 실질 타깃이 산하기관 쪽에 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추 지사는 앞서 반복된 연구용역과 민간위탁, 대행사업을 재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도 산하 공공기관은 28곳이며, 일부 기관의 기능 중복은 도의회 등에서 줄곧 지적돼 왔다. 재정 비상 국면에서 성과가 낮은 기관부터 기능 조정·통폐합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재편이 예상된다. 조직 재편의 첫걸음은 정책연구·기획 기능을 경기연구원으로 집중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 28개 산하기관 가운데 5개는 민선 7~8기 때 신설됐다. 민선 7기 때 경기도환경에너지진흥원·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기교통공사·경기도사회서비스원이, 민선 8기 때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새로 만들어졌다.

추미애 지사도 공약사업으로 반도체·AI 등 전략산업 투자를 위한 정책금융 공공기관인 경기미래투자공사 설립을 내년 하반기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도 "과거 산하기관이 많이 늘어났던 때가 있었기에 이제는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가 됐다"며 "통폐합의 최우선 목표가 재정 절감은 아니지만 연계는 돼 있다"고 말해 이번 조치가 재정위기 타개책의 하나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앞서 경기도는 제2회 추경 예산안을 편성하며 상당수 산하기관의 출연금과 지원사업비를 삭감했다.

특히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연구원·경기관광공사·경기아트센터·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등 5개 기관의 경우 50억원 이상씩 모두 522억원을 감액한 바 있다.

다만 산하기관 통폐합은 해당 기관뿐 아니라 여러 단체 등과도 이해관계가 얽혀 도의회와 협의를 마칠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