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표시멘트가 특수시멘트(일반 시멘트보다 강도·수화열·내구성 등 특정성능을 강화한 시멘트)를 앞세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증설 현장 공략에 나선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대규모 기초공사에 특화한 시멘트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표시멘트는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캠퍼스에서 증설을 추진 중인 P5 반도체 공장에 특수시멘트를 납품하기 위해 삼성물산 등 시공사와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에 투입되는 시멘트는 통상 시공사가 제품의 성능과 현장 적용 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시멘트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조달한다.
P5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들어서는 다섯 번째 반도체 생산라인으로 2023년 기초공사에 착수했지만 메모리 업황 악화에 따른 투자 조정으로 이듬해 공사가 잠정 중단됐다. 이후 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P5 건설을 다시 본격화했다.
삼표시멘트는 SK하이닉스가 신규 투자를 결정한 경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Y2와 충북 청주 M17에도 특수시멘트를 납품하기 위해 시공 건설사들과 공급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최근 Y2에 35조2000억원, M17에 19조1000억원 등 총 54조3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결정하며 생산능력 확충에 나섰다.
Y2는 2027년 7월 착공해 2029년 6월 첫 클린룸을 열 예정이며 M17은 2027년 2월 착공해 2028년 12월 첫 클린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현재 건설 중인 Y1에 이어 Y2 등 후속 팹이 순차적으로 들어서는 만큼 시멘트 등 건설자재 수요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표시멘트가 특수시멘트에 공을 들이는 것은 건설 현장의 요구 성능이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장과 같은 대형 구조물은 대규모 콘크리트 타설에 따른 수화열 관리가 중요하다. 콘크리트가 굳는 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가 커지면 균열이 생길 수 있어서다. 삼표는 수화열 저감에 특화한 'ECO LOWHEAT'를 앞세워 반도체 공장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수시멘트 사업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표시멘트의 친환경 제품 판매액은 2024년 888억원에서 지난해 946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2%에서 14.0%로 확대됐다.
삼표는 저탄소 특수시멘트를 PC, ECO SPEED, ECO LOWHEAT, ECO SOIL 등 4종으로 세분화해 공급하고 있다. PC는 프리캐스트, ECO SPEED는 저온환경의 초기 강도 확보, ECO LOWHEAT는 대형 기초구조물의 수화열 저감, ECO SOIL은 지반개량에 각각 특화했다. 반도체 공장에 공급을 추진하는 ECO LOWHEAT는 대규모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균열을 줄인 제품이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은 시멘트의 물리·화학적 성질뿐 아니라 기존 콘크리트와의 차이, 적용 필요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기술력과 산학 협력을 통해 현장의 요구사항을 해결하고 제품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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