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만번을 눌러도 버틴다. 최대 10회전으로 감긴 스프링은 일반 독립스프링보다 3배 이상 높은 30% 압축률을 견디고 0.3㎏의 미세한 무게 변화와 0.0001m/s² 수준의 움직임에 반응한다. 시몬스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매트리스 속 스프링 기술에서 시작된다.
"옆 사람이 뒤척여도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잘 수 있어야 합니다. 그 편안함을 만드는 핵심이 바로 스프링입니다."
지난 20일 경기 이천시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만난 관계자는 매트리스 내부 구조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소비자는 침대의 원단과 디자인, 푹신함을 먼저 경험하지만 시몬스가 경쟁력의 출발점으로 꼽는 것은 따로 있었다. 완성된 매트리스 안에 숨겨진 포켓스프링이다.
시몬스가 취재진에게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은 바로 바나듐 포켓스프링이었다. 겉모습부터 일반 독립스프링과 달랐다. 흔히 볼 수 있는 원기둥형이 아니라 가운데는 넓고 위아래는 좁은 항아리 형태였다. 시몬스는 이 독특한 형상이 매트리스의 내구성과 독립 지지력을 높이는 핵심 설계라고 설명했다.
항아리형 구조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니다. 일반 원기둥형 스프링은 압축될수록 인접한 스프링과 맞닿는 면적이 늘어나 마찰과 간섭이 발생할 수 있다. 항아리형 스프링은 상·하단을 좁게 설계해 스프링 간 접촉을 최소화했다. 사용자가 몸을 움직일 때 각각의 스프링이 보다 독립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다.
구조의 차이는 숫자로 확인된다. 일반 독립스프링이 최대 6회전 수준인 반면 시몬스 포켓스프링은 최대 10회전 구조를 적용했다. 회전수가 많을수록 하중을 더욱 세밀하게 분산시키고 탄성과 복원력을 오래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결국 오랜 기간 사용해도 지지력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압축 방식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시몬스는 길이 260㎜의 스프링 강선을 180㎜까지 압축해 포켓 안에 삽입한다. 압축률은 약 30%다. 일반 독립스프링의 압축률이 약 9%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높은 압축률은 강한 복원력으로 이어지고,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처짐 현상을 줄이는 기반이 된다.
직접 손으로 스프링을 눌러보니 이러한 설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강하게 힘을 가했는데 형태가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손을 떼는 순간 빠르게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단단함만 강조한 스프링이 아니라 탄성과 복원력을 함께 갖춘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매트리스에 직접 누워봤을 때도 비슷했다. 몸을 움직였는데 매트리스 전체가 함께 흔들리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허리와 골반은 안정적으로 받쳐주면서 어깨와 다리 부위는 자연스럽게 감싸 안았다. 시몬스가 말하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어떤 의미인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 같은 성능은 소재에서 비롯된다. 시몬스는 2024년 국내 제조·생산 업계 최초로 포스코산 바나듐 특수합금강을 적용한 바나듐 포켓스프링을 선보였다. 바나듐은 자동차와 항공, 엔지니어링 산업에도 사용되는 특수 합금 원소로 강도와 탄성,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시몬스는 바나듐 적용을 통해 포켓스프링의 내구성이 기존 경강선 포켓스프링 대비 5배 이상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시몬스가 최근 포스코, 고려제강과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완성된 소재를 공급받는 방식에 그치지 않고 스프링용 선재 개발 단계부터 공동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가 소재를 개발하고 고려제강이 이를 정밀 가공하면 시몬스가 설계 기술을 접목해 최종 제품을 완성하는 구조다. 침대 제조사가 철강 소재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사례는 업계에서도 드문 편이다.
이종성 시몬스 생산·물류전략부문 부사장은 "시몬스가 원하는 스프링 특성을 소재 단계부터 포스코와 함께 연구하고, 고려제강의 가공 기술을 거쳐 최종 제품으로 구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결국 경쟁력은 소비자가 보지 못하는 내부 기술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시몬스의 자신감은 팩토리움 내 수면연구 R&D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는 44종의 시험 장비와 187개 품질 테스트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원자재부터 완성품까지 전 과정이 검증 대상이며 단 하나의 테스트라도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대표적인 시험이 롤링 테스트다. 평균 109㎏, 최대 140㎏ 무게의 육각 롤러를 분당 15회 속도로 10만 회 이상 반복해 굴리며 스프링의 변형 여부를 확인한다. 원단 손상과 내장재 수축, 스프링 휘어짐 및 끊어짐까지 점검하는 시험으로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규격을 충족한다.
바나듐 포켓스프링은 이보다 더 강도 높은 100만회 이상의 압축 테스트를 통과했다. 침대가 수년 동안 사용되며 반복적으로 받게 되는 압력과 복원 상황을 가정한 시험이다. 100만회라는 숫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도 초기 지지력과 탄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검증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은 실험으로 입증된다. 연구진은 사람이 뒤척이는 상황을 재현한 뒤 매트리스에 전달되는 진동을 측정한다. 바나듐 포켓스프링은 0.3㎏의 미세한 중량 변화와 0.0001m/s² 수준의 움직임에도 반응한다. 사용자의 움직임은 섬세하게 받아들이면서 옆 사람에게 전달되는 흔들림은 최소화하는 독립 지지력의 근거다.
이날 팩토리움에서 확인한 시몬스의 경쟁력은 화려한 디자인이나 두꺼운 내장재가 아니었다. 시몬스가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은 손바닥 크기의 항아리형 스프링 하나였다. 100만 회 압축 테스트, 최대 10회전 구조, 30% 압축률, 그리고 0.3㎏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감지하는 독립 지지력.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은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스프링 기술에서 완성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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