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약 2조7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펩타이드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나선다. 공개매수를 거쳐 오는 11월 말 최종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사진=뉴스1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약 2조7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기존 항체의약품과 항체약물접합체(ADC), 메신저리보핵산(mRNA)에 이어 성장성이 높은 펩타이드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중장기 성장축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자사주를 제외한 발행주식 전량인 3301만6411주를 대상으로 한 공개매수 설명서를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7월 폴리펩타이드그룹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공개매수 절차에 들어가면서 인수 작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공개매수는 이번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자회사 '삼성펩타이드'를 통해 진행한다. 매수 가격은 주당 44.31스위스프랑으로 발행주식 전량이 응모할 경우 인수 금액은 총 14억6000만스위스프랑(약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잠재적 거래 가능성에 대한 첫 언론 보도 직전 거래일인 지난 4월 10일 종가 31.65스위스프랑에 40%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수 발표 전 60거래일 거래량 가중평균주가인 39.7스위스프랑보다도 11.6% 높다.

인수 작업에는 이미 힘이 실렸다. 폴리펩타이드그룹 이사회가 공개매수를 만장일치로 지지한 데 이어 글로벌 재무자문 기업 IFBC도 매수가가 공정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대주주인 드라우프니르 홀딩도 보유 주식 1837만5000주 전량을 공개매수에 응모하기로 확약했다. 보유 지분율이 55.65%에 달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개매수 시작 전부터 과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공개매수는 현지시간 다음 달 15일부터 10월 12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응모 지분이 경영상 중요 의사결정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준선인 66.7%를 넘고 관련 규제당국 승인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거래가 최종 종료된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지분율이 90% 이상으로 올라가면 소수주주의 잔여 지분을 강제 매수하는 '스퀴즈아웃'을 통해 100% 지분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CDMO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다. 항체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와 ADC로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이번 인수를 통해 펩타이드 의약품 개발·생산 역량까지 확보하게 된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이 수행 중인 기존 CDMO 계약도 승계한다. 신규 생산시설을 짓고 고객사를 처음부터 확보하는 방식과 달리 인수 직후부터 기존 수주 물량을 이어받아 펩타이드 사업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체적으로 축적한 대규모 생산시설 설계·운영 노하우에 폴리펩타이드그룹의 펩타이드 개발·생산 기술을 결합할 계획이다. 앞으로 펩타이드 시장 확대와 고객 수요에 맞춰 추가 생산시설 확충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최종 인수 목표 시점은 오는 11월 말이다. 계획대로 거래가 마무리되면 약 2조7000억원 규모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M&A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 영역도 항체 중심에서 ADC·mRNA·펩타이드로 한층 넓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