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전경. /사진제공=경기연구원


반도체, AI, 로봇 등 빠르게 성장하는 첨단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현장 중심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술 발전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지체' 현상을 해소하고, 위험도에 맞춘 합리적 규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경기연구원이 경기도의 의뢰로 수행한 '경기도 첨단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과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바이오, 첨단 모빌리티, AI, 로봇 등 5개 미래 핵심 산업 분야에서 총 12개 규제개선 과제가 도출됐다.

경기도는 고위·중고위기술산업군 고용 비중이 도 전체의 51.1%에 달할 정도로 첨단산업이 집중된 지역이다. 반도체 수출액이 약 168억달러로 전년 대비 235.5% 늘고, 컴퓨터 수출이 15억달러로 608.7% 증가하는 등 IT 및 첨단 제조 산업이 지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연구진은 기업 관련성과 파급효과 등을 종합 검토해 분야별 현장 맞춤형 개선안을 제시했다.



우선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R&D용 화학물질의 물질안전보건자료 비공개 승인 절차 합리화를 제안했다. 바이오 분야는 미성년자 대상 DTC 유전자 검사의 근거자료 제출 요건 완화와 첨단 바이오 의약품의 신속처리 대상 확대가 과제로 꼽혔다.

첨단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저위험 반복비행 드론의 장기 비행승인 확대, 비가시권 비행 시 관찰자 배치 기준 합리화, 전기차 배터리와 차량 소유권 분리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제시했다.

AI 분야는 단기적으로 특화 실증특례를 운영하고 장기적으로 독립된 AI 규제샌드박스를 구축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로봇 분야에서는 안전에 영향이 없는 부품 변경 시 재인증 부담을 완화하고, 원격관리 주차로봇의 상주 관리인 의무를 완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구진은 첨단산업 규제를 무조건 완화하기보다 기술 발전 속도와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사전승인 절차는 합리화하되 사후관리를 강화해 안전과 산업 활성화를 함께 도모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진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는 제조업과 첨단기술 산업이 집중된 만큼 기업이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규제 애로를 지속적으로 찾아내고 해결하는 체계가 중요하다"며 "첨단산업 규제는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성과와 위험 수준을 기준으로 합리화하고,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실제 데이터를 쌓아 제도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