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가 7월14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동재 전 채널 A 기자 명예훼손 혐의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당의 공식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겠다며 출범한 유튜브 채널 '민주당TV'(민티)가 1일 방송을 개시했다. 첫 방송부터 최대 5만8000명의 동시접속자를 끌어모았지만 같은 시간대 방송된 김어준씨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는 최대 21만8000명이 몰렸다. 민티 출범을 계기로 뉴스공장에는 5500만원에 가까운 슈퍼챗까지 쏟아졌다.

민주당의 기존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확대 개편한 민주당TV는 이날 오전 7시 '민티07' 파일럿 생방송을 시작했다. 박영식 앵커가 진행을 맡고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첫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 대표는 방송 개설 배경에 대해 "좋은 방송들이 많이 있지만 여러 가지 해설을 하다 보면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기조를 책임 있게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고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소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민티가 기존 정치 유튜브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운 것은 '당의 공식 메시지'다. 현안에 대한 해석과 논평을 주로 다루는 외부 유튜브와 달리 민주당이 직접 당의 입장과 기조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가 방송이 정착할 때까지 1부에 직접 출연해 당의 정책과 정무적 기조를 설명하고 전체 방송은 출근 시간대를 고려해 40분 안팎으로 압축한다.

사진은 유튜브 채널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집계된 김씨 방송의 슈퍼챗 후원금 현황. /사진=플레이보드 캡처


관심이 쏠린 것은 오전 7시5분 방송을 시작하는 김씨의 뉴스공장과 비교한 첫날 성적표였다. 민티가 뉴스공장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친여 성향 유튜브에 집중됐던 메시지 전달 창구를 당 공식 채널로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기존 진보 성향 유튜브와의 경쟁 구도에는 공식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김 대표는 방송을 마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2만이면 대박이라는 예상을 훌쩍 넘은 합계 5.8만 동접. 민주당의 힘"이라며 "민티의 경쟁 대상은 오직 민티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방송 말미에는 실시간 댓글을 언급하며 "대표가 나와서 재미없다. 빨리 가라는 댓글을 봤다. 상처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청자 수에서는 격차가 컸다. 민티의 첫 방송 최대 동시접속자는 5만8000명이었다. 반면 같은 시간대 뉴스공장의 동시접속자는 21만8000명까지 올라갔다. 최대 동시접속자 기준으로 뉴스공장이 민티의 약 4배에 달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고범준


뉴스공장의 기존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유튜브 채널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스공장의 슈퍼챗 후원금은 5485만6498원에 달했다. 전날 기록한 232만8213원의 약 23.6배다. 뉴스공장 생방송 채팅창에서도 민티 개국을 의식한 듯 뉴스공장을 응원하는 후원과 메시지가 잇따랐다. 한 시청자는 1만원의 슈퍼챗과 함께 "민주TV 어케 됐어요? 정확히 알려주세요"라고 적었다. 다른 시청자들도 "겸공은 내가 지켜!!! 권리당원이다", "겸공~7시 응원합니다!!", "쫄지마! 겸공!!!"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정치권에서는 민티가 김씨 방송의 형식이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독자적인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민티를 과거 영화 상영 전 방영됐던 '대한뉴스'에 빗대며 "김어준 방송을 상대로 경쟁하려 하기보다 민주당의 국정 운영과 당의 메시지를 국민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어준씨 방송과 같은 민간 방송은 시청률이 떨어지면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고 시장과 시청자의 반응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한다"며 "반면 정당이 직접 운영하는 방송은 아무래도 일정한 가이드라인과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한계를 감안하면 자체 방송이 성공할 가능성을 아주 높게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기존의 경쟁력 있는 민간 정치방송을 압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