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12억원에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의 부동산에 8·3세제개편 관련 내용이 붙어 있는 모습./사진=뉴스1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금액을 12억원으로 유지했다. 비거주 공동명의 1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는 종전 대비 줄어들지만 초안에 비해서는 완화됐다. 보유세(종부세+재산세) 세 부담 상한률은 당초 200%로 높이려던 방안에서 현행 150%로 유지됐다.

국민 거주이전의 자유를 도외시한, 현실을 모른 채 탁상공론으로 만들어낸 세제라는 이유로 강한 여론의 저항에 부딪히자 한 발 물러선 것이다. 다만 1주택자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실거주자와 비거주자를 구분해 차별하는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이번 정부의 후퇴에 시장이 만족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재정경제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수정 사항을 반영한 '2026년 세제개편안' 정부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후 부처 협의와 입법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수정안을 마련했다.

정부가 지난 7월말 발표한 원안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종부세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4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은 유지하면서 비거주 1주택 보유자의 기본공제는 당초 9억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기본공제도 조정한다. 실거주하는 부부가 공동명의로 주택을 보유한 경우 부부 각각 9억원(총 18억원)으로 기본공제를 유지한다. 비거주 시에는 4억원(총 8억원)을 기본으로 거주주택 공시가격 비중에 따라 공제액을 추가하도록 한 당초안을 수정해 6억원(총 12억원)으로 정했다.

세부담 상한률도 개편 방향에서 후퇴했다. 정부는 당초 주택분과 토지분 보유세의 세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려 했지만, 최종안에서는 150%로 유지한다. 집값 상승으로 종부세와 재산세의 합이 전년보다 1.5배를 초과할 경우 1.5배까지만 세금을 걷는다는 방침이다.

ISA 한도 규정도 회복…민주당 "필요 사항 보완"

정부가 대폭 물러난 듯하지만 비거주 1주택 보유자라는 이유로 실거주자에 비해 기본공제액이 차등되거나 비거주 1주택을 공동명의로 보유한 부부 등도 실거주자에 비해 차별적 대우를 받도록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최종안이 이대로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만 해도 정부안의 취지에 동의한다면서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의 추가 수정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거주·비거주를 차등하지 않고 공제액을 14억원으로 통일하자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이날 공지를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1주택자 간 과세 형평성과 세 부담 예측 가능성 또한 강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앞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이 국민 부담과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사항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도 상당 부분 현행을 유지했다. 당초 일반 ISA의 최초 계약기간을 3년, 총 계약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고 연간 납부 한도 미사용분의 이월을 금지하는 한편 2029년 말까지 일몰기한을 두기로 했다. 수정안에는 최소 계약기간 3년 외에 최대 계약기간을 두지 않고, 연간 납부 한도 미사용분을 이월하는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 일몰 기한도 없앴다.

신설하는 생산적금융 ISA는 최대 계약기간 제한과 일몰기한을 없애고 미사용 납입한도 이월을 허용한다. 일정 소득 이하 청년에게 납입금의 10%를 추가 소득공제하는 청년형 생산적금융 ISA는 청년미래적금과 중복 가입할 수 있다.

이밖에 지방이전·특구입주 세제지원의 환류기간을 조정하고 인적용역 사업소득 원천징수세율 인하 대상도 일부 손질했다. 도시철도 건설사업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 경과조치 대상도 확대했다. '주가 누르기'에 해당하는 상장주식의 평가방법 개선 방안은 이번 정부안에 담지는 않았다. 정부는 당정 간 논의 등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정기국회 심사 과정에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