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그룹이 치폴레 국내 1호점 오픈으로 강남 상권 내 외식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베이커리와 디저트, 버거에 이어 멕시칸 패스트캐주얼 브랜드까지 들여오며 강남을 신규 브랜드 검증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치폴레 한국 운영사 S&C레스토랑홀딩스는 1일 서울 강남구 치폴레 강남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을 공개했다. 오는 2일 문을 여는 강남점은 치폴레의 국내 1호점이자 아시아 첫 매장이다. 회사는 연내 국내 2·3호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1993년 미국에서 출발한 치폴레는 부리토와 볼, 샐러드 등에 들어가는 재료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방식의 멕시칸 패스트캐주얼 브랜드다. 강남점은 메뉴 구성과 주문 방식, 원재료, 조리법 등 핵심 요소를 미국 현지 매장과 최대한 동일하게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객이 취향에 따라 메뉴를 조합하는 커스터마이즈 방식이 브랜드 경쟁력으로 꼽힌다.
허희수 상미당홀딩스 사장은 "일상에서 더 나은 한 끼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 선택지는 충분하지 않다"며 "치폴레를 통해 커스터마이즈 문화와 경험의 일상화를 한국에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매장을 직영 체제로 운영해 동일한 품질과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치폴레의 한국 진출 자체보다 첫 매장 입지다. 치폴레가 들어선 강남대로 일대는 SPC가 신규 브랜드와 콘셉트를 검증해온 핵심 상권이다. SPC스퀘어를 비롯해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던킨, 배스킨라빈스, 쉐이크쉑 등이 약 750m 구간에 밀집해 있다. 치폴레까지 합류하면서 SPC는 주요 외식 브랜드를 집적한 이른바 '강남 벨트'를 더욱 촘촘하게 구축하게 됐다.
SPC는 새로운 브랜드를 들여올 때마다 강남을 전진기지로 활용해왔다. 2016년 강남대로에 문을 연 쉐이크쉑 1호점은 이후 전국 매장으로 확대됐고 던킨 역시 신규 콘셉트 매장을 강남에서 먼저 선보인 뒤 다른 지역으로 확산했다. 치폴레 역시 같은 경로를 밟는 셈이다.
강남은 직장인과 2030세대,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동시에 형성되는 국내 대표 상권이다. 유동 인구가 많고 소비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빨라 신규 브랜드의 시장성을 점검하기에 유리하다. 외식업계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메뉴 선호도, 재방문율 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대표 테스트베드로 평가한다.

SPC가 여러 브랜드를 한 상권에 집중 배치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개별 매장의 매출 확보를 넘어 브랜드 간 집객 효과를 높이고 소비자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다. 신규 브랜드가 안착할 경우 확보한 운영 경험과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 출점은 속도를 낼 수 있다.
S&C는 상미당홀딩스 계열사인 빅바이트컴퍼니와 치폴레가 한국·싱가포르 사업을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빅바이트컴퍼니는 쉐이크쉑과 잠바 등을 국내에 안착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치폴레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치폴레가 해외 시장 진출 과정에서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사업을 확대해 내년 상반기 싱가포르 1호점도 열 예정이다. 스콧 보트라이트 치폴레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단순한 아시아 첫 진출국이 아니라 향후 아시아 사업 확장의 기준이 될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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