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E 시장 투자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사진=강지호 기자


국내 사모펀드(PE) 시장이 금리 상승과 투자금 회수(엑시트) 불확실성 등으로 위축되고 있다. 외형은 커지고 있다지만 투자 활동은 위축되고 자금은 대형 운용사로 쏠리는 등 양극화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1일 삼정KPMG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PE 투자 규모는 56억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PE 투자 규모는 2021년 222억달러에서 2022년 182억달러, 2023년 147억달러, 2024년 179억달러, 2025년 126억달러로 계속 감소해왔다.



반면 국내 PE 시장 자체의 외형은 꾸준히 커졌다. 금융감독원 통계 상 업무집행사원(GP)은 지난 2021년 394개사에서 지난 해 말 455개사로 15.5% 증가했다.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는 2021년 말 1050개에서 지난해 말 1195개로 13.8% 늘었다.

문제는 시장이 어려워질수록 자금이 대형 운용사에 집중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GP 455개사 가운데 출자약정액 1조원 이상 대형 GP는 45개사로 9.9%에 불과했지만 이들이 운용하는 펀드가 전체 약정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7%에 달했다.

반면 중형 GP 비중은 지난해 27.0%, 소형 GP는 4.3%에 그쳤다. 대형 GP의 약정액 비중은 2022년 60.4%에서 2023년 64.6%, 2024년 66.2%, 지난해 68.7%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며 PE업계 대형사 쏠림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사진은 대형 GP 약정액 비중 추이. /사진=챗 GPT 생성 이미지


최근 시장 상황도 PE업계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특히 금리 상승으로 인수금융 비용이 높아지면서 신규 투자와 기존 포트폴리오 관리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모습이다. PE는 기업을 인수할 때 자기자본과 함께 인수금융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가 오르면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질 뿐 아니라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 차입금 차환 부담도 커진다.



엑시트 불확실성도 PE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PEF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최종 회수액은 2024년 8조5000억원에서 2025년 7조원으로 17.6% 줄었다. 최근 고금리와 경기 둔화,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요인으로 M&A시장이 정체된 영향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신규 상장 종목 주가가 부진하면서 기업공개(IPO)를 통한 회수 부담도 커졌다. 중복상장이 금지된 탓에 상장을 통한 자금회수가 불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사태 이후 추진되는 사모펀드 규제 강화도 변수로 보고 있다. GP 보수 공개와 준법감시인 선임, 대주주 적격성 심사, 차입매수(LBO) 관련 규제 등이 국내 등록 운용사에 대해서만 적용되면 해외에서 펀드를 조성하는 글로벌 운용사와 규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PEF까지 규제 대상을 넓히더라도 글로벌 운용사가 국내 기관투자자의 출자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다"며 "결국 국내 PEF만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를 받는 문제가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출자가 이어질 경우 펀드 자금 모집 여건이 일부 개선될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금리 상승에 따른 인수금융 부담과 기업 실적 둔화, M&A·IPO를 통한 회수 제약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데다 자금의 대형 GP 쏠림까지 지속되면서 국내 PE시장의 딜 가뭄과 운용사 간 양극화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PE업계 관계자는 "최근 PE업계는 금리 상승에 따른 인수금융 부담과 기업 실적 악화 등이 겹치면서 딜과 자금 모집 모두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형사와 중소사 간 빈익빈 부익부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