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직원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평균 1억원 넘는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호황으로 고액 연봉의 상징이 된 삼성전자 직원 평균급여를 크게 웃돌고 SK하이닉스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직원 보수가 일제히 늘어난 가운데 금융지주 회장들도 최대 19억원대의 보수를 수령했다. 회장별 기본급은 비슷했지만 장기성과급 지급 여부에 따라 총보수는 세 배 가까이 벌어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급여는 1억8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440만원보다 6.8% 증가했다.



지주별로는 KB금융이 1억21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1억1200만원보다 900만원 늘어난 금액으로, 6개월로 단순 환산하면 월평균 2000만원을 웃돈다. 지난해 특별보로금이 올해 상반기 급여에 포함됐으며 이를 제외한 평균급여는 약 1억200만원이다.

우리금융은 1억10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하나금융도 1억600만원으로 억대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9700만원, NH농협금융은 7000만원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하나금융이 1100만원 늘어 증가액이 가장 컸다. KB금융은 900만원,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500만원, NH농협금융은 200만원 증가하는 등 5곳 모두 평균급여가 올랐다.

최근 3개년 흐름을 보면 금융지주 직원들의 급여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다.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평균급여는 2024년 8500만원에서 지난해 9440만원, 올해 1억80만원으로 늘었다. 2년 사이 1580만원, 18.6% 증가한 규모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1.1%, 올해 6.8%로 상승 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평균급여는 처음으로 1억원 선을 넘어섰다.



국내 대표 제조기업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비교 가능한 345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급여는 5499만원이었다. 삼성전자는 6300만원, SK하이닉스는 1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주 직원들의 급여가 일제히 증가한 배경에는 호실적이 있다. 5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3조11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 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출 증가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데다 증시 호조로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까지 확대되면서 성과급 지급 여력도 커졌다.

직원뿐 아니라 금융지주 회장들도 상반기에 수억원에서 10억원대의 보수를 받았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19억2200만원을 수령해 5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많았다. 급여 4억5000만원과 상여 4억7000만원, 장기성과급 10억200만원 등이 반영됐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9억3800만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8억1500만원,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6억50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은 상반기 보수가 5억원을 넘지 않아 개별 지급액이 공시되지 않았다.

전체 보수는 큰 차이를 보였지만 급여 격차는 크지 않았다. 함 회장과 양 회장의 상반기 급여는 각각 4억5000만원, 진 회장은 4억3800만원, 임 회장은 4억2500만원이었다. 최고와 최저의 차이는 2500만원에 불과했지만 전체 보수는 함 회장이 양 회장의 약 세 배에 달했다.

보수 격차를 가른 것은 장기성과급이었다. 함 회장의 보수에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경영성과를 토대로 산정된 주식연계 장기성과급 10억200만원이 포함됐다. 장기성과급만 전체 보수의 절반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