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안보 체계 구축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가 '에너지자원공사'(가칭)로 통합된다.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나은 가스공사가 석유공사의 부채를 떠안는 구조여서 가스공사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3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공공기관 DIET 2026)을 발표하며 에너지자원공사와 관련한 계획을 밝혔다. 이날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에너지·항만 등 국가 인프라와 관련된 공공기관의 기능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해 공공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사 통합 시 지정학적 리스크 등 공급망 위기 대응과 국가 차원의 통합적 에너지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를 통합하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산유국이나 글로벌 에너지 기업을 상대로 한 협상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주요국 사례처럼 석유-천연가스 통합 관리를 통해 해외광구 입찰·협상 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석유공사의 석유비축 및 제한적인 석유 탐사·개발 기능은 통합 공사로 이관된다.
유통 기능은 떼어낸다. 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등 석유 유통구조 개선 업무는 한국석유관리원으로 넘긴다. 경비·시설관리 자회사인 코가스보안관리, 코가스서비스얼라이언스, 케이엔오씨서비스 등 3사는 '에너지자원공사관리'(가칭)로 통합하며 케이씨엘엔지테크는 폐지한다.
코스피 상장사인 한국가스공사 소액주주들의 반발 가능성은 통합 과정의 변수로 꼽힌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조5290억원, 부채총계는 21조973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단순 합병 시 가스공사의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정부는 세부 개혁안에 석유공사의 부실자산을 떼어내 관리하는 자회사 신설 검토를 명시했다.
허장 차관은 이날 가스공사 주주 반발 우려에 대해 "우려사항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양쪽의 기능이 사실상 에너지 공급으로 유사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통합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도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객관적 검증이나 사회적 공론화 없이 통합이 추진됐다며 밀실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노정협의체를 중심으로 노조 협의를 이어가고 고용 승계와 처우 유지를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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