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슈퍼는 5000원 미만 초저가 와인으로 성장한 테이스티에 나파밸리 프리미엄 라인을 더해 가격대와 산지 선택지를 넓힌다. /사진=롯데마트·슈퍼


롯데마트·슈퍼가 5000원 미만 초저가 와인으로 성장한 자체 브랜드(PB) '테이스티'를 미국 프리미엄 산지 나파밸리 와인까지 넓힌다. 가성비 상품으로 와인 소비 문턱을 낮춘 데 이어 유명 산지까지 가격대와 선택지를 확대하며 세분화되는 주류 취향을 겨냥한 전략이다.

6일 롯데마트·슈퍼에 따르면 테이스티는 지난해 9월 5000원 미만 초저가 라인 '테이스티 심플'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프리미엄 라인을 추가했다. 약 1년 사이 초저가 상품부터 유명 산지 와인까지 가격대의 폭을 넓혀 하나의 브랜드 안에서 다양한 소비 수요에 대응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테이스티는 2023년 12월 와인 대중화를 목표로 출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뉴질랜드 말보로, 프랑스 부르고뉴 등으로 산지를 다변화했으며 현재 18종의 라인업을 갖췄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칠레산 카베르네 소비뇽과 소비뇽 블랑은 출시 당시 초도 물량 30만병을 준비했으며 열흘 만에 소진돼 가성비 와인 수요를 입증했다.

판매 실적은 뚜렷하다. 지난 6월까지 테이스티 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40만병을 넘어섰고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다. 국내 주류 시장이 소비 위축으로 성장 정체를 겪는 상황에서 저가 와인은 가격을 낮춘 상품이 아니라 와인 소비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PB 판매 확대를 견인했다.

주류 소비는 가격 중심에서 벗어나 맛과 취향, 음용 방식에 따라 세분화되는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인기 주류 트렌드 가운데 '다양한 맛'을 꼽은 응답이 49.1%로 가장 많았다. '도수 낮은 술'은 40.4%, '가성비 좋은 술'은 38.4%였다. 코로나19 이후 자리 잡은 홈술·혼술 문화도 저가 와인 수요를 키운 배경이다. 소량 구매와 가볍게 즐기는 소비 패턴이 PB 와인 판매 확대와 맞물렸다.



이 같은 소비 변화에 맞춰 유통업체 PB 전략이 변하고 있다. 과거 PB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 상품 확보 수단이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 취향과 구매 목적에 맞춰 가격대와 품질을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테이스티는 5000원 미만 상품으로 가격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3만원대 유명 산지 와인을 추가해 한 브랜드 안에서 입문용부터 상위 가격대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저가 상품 중심이던 PB 가격 전략을 상위 가격대로 확장한 사례다.

가격 경쟁력은 롯데마트·슈퍼의 통합 소싱 역량에서 나온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주류 상품 조달을 통합해 구매 물량을 키우고, 주류 상품기획자가 상품 기획 단계부터 현지 와이너리와 협의한다. 중간 수입·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마진을 줄여 프리미엄 산지 와인의 가격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롯데마트·슈퍼는 테이스티를 초저가 와인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가격대와 산지, 품종을 아우르는 와인 PB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슈퍼 관계자는 "와인 대중화라는 기존 테이스티의 방향성을 유명 고급 산지 와인까지 확장하기 위해 프리미엄 라인을 선보였다"며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해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도 어렵지 않게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테이스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