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가전업체들이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6'을 시장 확대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중국 브랜드 수가 지난해보다 대폭 확대된 것은 물론 인공지능(AI) 홈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 못지않은 기술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IFA에 참가하는 중국 브랜드는 932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약 700곳에서 1년 새 200곳 넘게 참가 업체가 증가했다. 전체 참가 브랜드가 49개국 1900곳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참가 업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가 중국 기업인 셈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양적인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업체들의 주력 제품이던 TV와 로봇청소기를 넘어 냉장고·세탁기·청소기·정원관리기기 등 생활가전 전반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AI를 접목한 스마트홈과 로봇까지 전면에 내세우면서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TCL과 하이센스다. TV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몸집을 키운 두 업체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종합 가전 브랜드로 변신하고 있다. 특히 하이센스는 올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LG와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2026년형 고급 TV에는 차세대 화질 기술인 돌비 비전2를 업계에서 가장 먼저 적용하며 화질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올해 처음 IFA에 참가하는 샤오미는 스마트폰 업체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AIoT(인공지능+사물인터넷)' 생태계를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샤오미는 IFA에서 '사람·자동차·집'을 주제로 개인 기기와 스마트홈, 자동차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전략을 소개한다.
로봇청소기 업체들의 확장도 두드러진다. 드리미는 로봇 청소기에 이어 로봇 잔디깎이, 습건식 청소기, 무선청소기, 헤어드라이어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올해 IFA에서는 청소가 아닌 새로운 카테고리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가 확보한 고속 디지털 모터와 AI·알고리즘 기술을 다양한 생활가전에 이식하는 전략이다.
로보락도 로봇청소기 한 제품에 머물지 않는다. 올해 전시 라인업에 로봇청소기와 함께 무선 습건식 청소기, 로봇 잔디깎이, 세탁·건조기 등을 포함시켰다. 로봇청소기로 확보한 센서·주행·AI 기술을 가정 내 다른 영역으로 확장해 종합 생활가전 업체로 변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에코백스 역시 '멀티 카테고리 로보틱스'를 올해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다. IFA 공식 프로그램에 따르면 에코백스는 글로벌 사업과 함께 유럽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및 다품목 로봇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중국의 존재감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유니트리, 애지봇, 엔진AI, 딥로보틱스 등 중국 로봇 기업들이 유럽 시장을 겨냥해 기술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무대를 걷는 프로그램까지 마련되면서 이번 IFA는 중국 업체들의 피지컬 AI 기술 발전 수준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켜온 유럽 프리미엄 시장과도 정면으로 맞물린다. 과거 중국 업체들이 가격을 무기로 중저가 시장을 파고들었다면 이제는 AI·디자인·센서·로봇 기술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홈 기술력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도 프리미엄 제품과 AI 탑재 가전을 확대하면서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IFA는 중국 기업들이 유럽 생활가전 시장의 주도권을 어디까지 가져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라며 "삼성·LG가 지켜온 프리미엄 시장을 놓고 한국과 중국 업체 간 경쟁이 TV와 가전을 넘어 스마트홈과 휴머노이드 로봇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언팩] 회사의 이익, 누구의 몫일까? 'N% 성과급' 논쟁](https://i.ytimg.com/vi/yu7khZeLqo8/hqdefault.jpg?width=1920&quality=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