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IFA 2026'이 현지시간 4일 독일부터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다. '미래는 지금'을 주제로 열린 올해 전시회에는 1900여개 기업들이 참가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AI홈 구현에 사활을 건다.
다양한 전시관 중에서도 관람객들의 눈길은 LG전자로 향했다. LG전자는 '메세 베를린' 내 대규모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AI를 통해 한층 강력해진 서비스와 제품으로 구현한 'AI 홈'을 선보였다.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 마련된 LG전자 부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AI 오케스트라'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에 더해 올레드TV, 스탠바이미, 노트북, 에어컨 등을 무대에 올렸고 중앙에는 클로이드 로봇이 지휘자처럼 자리했다.
전체 31개 가전제품을 반원 형태로 배치한 이 연출은 단순히 제품 수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와는 거리가 있다. 각각의 기기가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조율되는 'AI홈'을 형상화했다. LG전자가 올해 류주전시의 중심을 개별 가전의 연결을 넘어 공간을 중심으로 한 AI홈 솔루션 구현으로 옮겼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전시장의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AI홈 존에서는 냉난방공조와 온수까지 연결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먼저 눈에 띈다. 공기열원 히트펌프(AWHP)와 샤워 수전, 온수탱크, 실외기를 연결해 에너지가 어떻게 이동하고 관리되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LG의 AI홈 플랫폼 '호미'를 연결해 가정 내 에너지 사용을 조절하는 모습을 구현했다.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겨냥한 전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LG 씽큐 프로'는 관리자가 개별 가구를 방문하지 않고도 관제실에서 각 가정의 가전 작동 상태와 에너지 흐름,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LG전자는 부스 전체 공간 가운데 46%를 거래선 상담 공간으로 배정했다. 올해 북미에서 처음 선보인 씽큐 프로를 향후 다른 국가에서도 건설사 납품용 패키지로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 역시 개별 제품보다는 '주거 패키지'라는 콘셉트가 강하다. 거실에는 77인치 투명 올레드TV를 배치하고 주방에는 후드와 쿡탑, 월오븐, 식기세척기를 한 공간에 묶었다. 드레스룸에는 세탁기와 건조기, 스타일러를 가구와 일체감 있게 배치했다.
각 제품의 사양을 따로 설명하기보다 실제 집에서 여러 제품이 어떤 경험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올해 전시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고효율'의 대중화다. LG전자는 최고 수준의 효율을 구현한 제품뿐 아니라 일반 판매 제품군에도 고효율 기술을 폭넓게 적용했다.
유럽 최고 에너지등급인 A등급 기준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70% 낮춘 세탁기(A-70%), 30% 절감한 식기세척기(A-30%), 35% 절감한 냉장고(A-35%) 등을 내세우는 동시에 기존 B등급에서 A등급으로 효율을 끌어올린 건조기와 식기세척기 등도 전시했다.
유럽 소비자에게 에너지효율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구매 비용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2021년 에너지라벨 개편 이후 A등급 기준이 한층 엄격해지면서 유럽 시장에서 고효율은 프리미엄 제품만의 차별화 요소가 아니라 대중 제품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고효율 제품의 외연을 넓힌 것은 기술력을 과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주도권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환경과 에너지 절감을 겨냥한 아이디어 제품도 눈에 띈다. 별도 설치 없이 플러그를 꽂아 사용할 수 있는 포터블 인덕션은 이동과 보관이 쉽도록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에어프라이 기능을 강화한 스팀에어오븐은 찜과 에어프라이 등을 한 제품에서 처리하도록 했다.
욕실 공간에서는 온·습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환경을 조절하는 바스에어시스템을 선보였다. 욕실이 추우면 미리 따뜻한 바람을 내보내고 습도가 높아지면 송풍과 환기를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류주현 LG전자 HS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은 "유럽에는 100년이 넘은 가전 브랜드들이 즐비한만큼 고객들의 가전제품과 IT 기술에 대한 안목은 매우 높은 편"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고객 경험에 대한 데이터를 결합해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사업성과를 높이는 계기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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