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에서 기적 같은 구조 소식과 함께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존재한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대홍수 사태에 전 세계에선 네팔을 향해 위로와 응원이 전해지고 있다.
대홍수 사태 열흘 만에 구조된 60대 여성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네팔 매체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찬디카 슈레스타(64)는 이날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베트라와티 마을에서 진흙과 토사에 매몰된 가옥 안에서 구조됐다.
슈레스타는 지난달 26일 진흙과 토사, 암석이 뒤섞인 대홍수가 보테코시강 유역을 휩쓸고 마을 전체를 파괴했을 당시 가족 4명과 함께 실종됐다. 결국 그의 친척들은 실종 8일째 되는 날 장례 의식을 시작했다.
이날 인근에 도로 복구 작업을 위해 배치됐던 경찰들이 해당 가옥을 지날 때 희미한 울음소리를 들은 후 구조 작업이 시작됐다. 경찰은 즉시 잔해로 뒤덮인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창문을 부수고 진입해 진흙을 헤치고 슈레스타를 구조했다. 구조대원들은 4층짜리 건물 전체가 대홍수로 인해 언덕 위로 100m나 밀려 올라온 상태였다고 밝혔다. 슈레스타는 군 헬기로 카트만두 병원으로 이송됐다.
최근 이틀 동안 슈레스타를 포함한 4명이 구조되자 매몰된 다른 실종자들도 아직 살아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생기고 있다. 지난 4일 트리슐리-3A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 터널에서 네팔인 노동자 2명이 구조됐다. 아울러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는 지난 5일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 터널 내 225m 지점에서 중국인 노동자 1명을 구조했다.
네팔 당국은 현재 네팔에서 1331구 시신이 수습됐고 약 5000명이 실종 상태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티베트 자치구 내에선 31명이 사망하고 53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네팔과 티베트 자치구 전체 사망자는 1362명, 실종자는 5500여명으로 집계됐다.
대홍수 생존 아이들, 트라우마에 공황 후유증 생겨

대홍수 생존 아동들이 불면, 공황, 상실감 등 심리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6일 네팔 매체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심리적 후유증을 앓고 있는 생존자들은 홍수를 겪고 파괴 현장을 목격했거나 가족을 잃었다. 이들은 한밤중에 잠을 깨거나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움츠러든 모습을 보이거나 재난을 떠올리게 하는 소리를 들으면 공황 상태에 빠졌다.
카트만두 북서쪽 누와코트 지역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등학교 11학년인 사믹샤 당골(16·여)은 지난달 26일 대홍수로 언니, 남동생, 고모 2명이 실종됐다. 당골은 강물이 불어나고 있다는 경고를 접수한 학교가 귀가 조치하면서 자신을 데려가기 위해 학교에 와 있었던 부친과 함께 살아남았다. 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홍수 피해를 봤다.
임시 수용시설에 머물다 외가 친척 집으로 옮긴 당골은 잠을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자매들과 놀던 기억이 예고 없이 떠오를 때마다 울고 불안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는 "잊자고 스스로에게 말한다"며 "하지만 언니와 남동생 생각이 계속 난다. 우리가 함께했던 일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재생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티무레에서 구조된 6세 여자아이는 트리부반대학교 교육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아이는 입원 초기 며칠 동안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인 기타 마가르는 "그저 저만 계속 쳐다봤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아이가 홍수 이후 일부 기억을 잊은 것으로 보이며 폐렴도 생겼다고 전했다.
정신 건강 전문가들은 재난 후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건 드문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일부 사례에서 재난을 직접 겪었거나 친척을 잃은 아이들은 장기간 트라우마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네팔 정부 기관과 구호단체들은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네팔 국가아동권리위원회는 피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 상담사, 의사, 지방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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