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좀처럼 7000선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종가가 표시되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코스피가 좀처럼 7000선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챗GPT의 최신 모델 출시로 AI(인공지능)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개인의 매도가 코스피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8% 하락한 6954.52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7171.52까지 오르며 박스피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막판에 힘을 잃으며 6900선 후반으로 내려왔다. 4거래일 연속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졌지만 개인의 매도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기관은 9320억원을 외국인은 658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3조3265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냈다.



오픈AI의 챗GPT 최신 모델 공개로 AI 투자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지난 4일 오픈AI는 최신 모델 GPT-6 '아스트라'를 공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본인의 X(옛 트위터)에 "AGI(인공 일반지능) 시대에 도래한 오픈AI에 축하를 보낸다"며 "GPT-6 아스트라는 10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 시스템을 기반으로 훈련됐고 다음으로는 GPU(그래픽처리장치) 40만개가 가동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높은 성능과 활용성으로 AGI 도달 가능성을 부각시켰다"며 "AI 활용 주체가 다양한 기업과 개발자로 확산되면 AI 토큰 사용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AI 인프라 투자 모멘텀을 키웠고 국내 반도체 업종의 강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반도체 종목도 상승세를 그렸다. 지난 4일 GPT-6 출시 이후 3거래일간 삼성전자는 7.80%, SK하이닉스는 12.34% 상승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지만 관건은 개인의 매도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4조505억원을 팔았던 개인은 ▲7일 7조3432억원 ▲8일 3조3265억원을 순매도하며 3거래일 동안 14조7202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5조9900억원을 외국인은 3조8163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사들이는 것보다 더 많은 물량을 팔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손실을 참고 본전을 찾으려고 기다리는 개인의 물량이 코스피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봤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7000선 이상에 쌓여있는 개인의 순매수 금액은 약 8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과 금융투자를 합산할 경우 111조5000억원까지 늘어난다.

이 중 개인 순매수만 놓고 보면 7000~7500선에 있는 '1차 매물'은 약 19조원 내외이며 7500~8500선 사이에는 58조50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이 묶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간별로는 ▲7000~7500선 18조9000억원 ▲7500~8000선 30조2000억원 ▲8000~8500선 28조3000억원 ▲8500~9000선 6조2000억원 ▲9000선 이상 3조4000억원 등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7000선 위에 있는 개인 매물이 무겁다"며 "지수가 번번이 7000선에서 상승이 막히는 이유는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멀티플이나 개인 매물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구간에 누적된 개인 매물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