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 / 사진=로이터


애플이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329만원에 내놨다. 폴더블폰을 놓고 양사의 치열한 맞대결이 불가피하지만, 삼성 계열사들이 아이폰 듀오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경쟁사인 삼성이 시장 확대의 과실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애플은 이 제품의 국내 출고가를 256GB 기준 329만원으로 책정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 256GB 제품이 227만8100원인 것과 비교해 101만1900원 더 비싸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참전이 폴더블 시장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폴더블폰이 일반 스마트폰보다 가격이 비싸고 부품 단가도 높은 만큼 부품 공급망에 참여한 기업들의 성과로 연결될 것이란 예상이다.

경쟁사인 삼성은 애플의 대표적인 부품 공급업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 듀오 화면에 폴더블폰의 핵심인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단독 공급한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를 단독 공급사로 택한 배경에는 기술 난도가 있다. 폴더블 패널은 일반 OLED보다 기술 난도가 높다. 반복적인 접힘에도 화면 내구성을 유지하면서 주름을 최소화해야 해서다. 또한 UTG(초박형유리)와 박막봉지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데다 양산 과정에서 수율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삼성전자의 첫 갤럭시 폴드를 시작으로 폴더블 패널을 양산해왔다. 이를 통해 축적한 경험을 애플 공급망의 경쟁력으로 활용하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애플 폴더블용 패널을 약 800만대 규모로 공급하고 내년에는 이를 1500만대 수준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애플 폴더블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안정적으로 구동하기 위한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MLCC는 전자회로에서 전류를 안정화하고 불필요한 신호 간섭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도 메모리 공급망을 통해 애플 폴더블폰과 연결된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에 들어가는 LPDDR5 계열 D램의 37%를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낸드 역시 삼성전자의 공급 비중이 15% 수준이다.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애플의 신제품 원가부담이 커지지만, 반대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고가 프리미엄 반도체 제품 판매 기회가 된다. 애플의 폴더블폰 판매가 늘어날수록 삼성의 부품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애플과 삼성의 거래 관계도 달라지고 있다. 애플이 막강한 구매력을 앞세워 부품사에 가격 인하와 품질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삼성 계열사가 폴더블 핵심 부품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공급망 내 입지와 협상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는 점유율 경쟁 심화 측면에선 부담 요인이지만 전체 시장 규모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시장 자체가 커질 경우 삼성 계열사에는 오히려 공급망 장악과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