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에 선을 그으면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졌다. 여당 지지층에서도 부적합 여론이 앞서는 가운데 용 후보자의 기자회견이 오히려 여권의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명철회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장관 겸직과 배우자 급여·국고보조금 등을 둘러싼 의혹을 반박했다. 그는 겸직이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점과 야당 현역 의원을 장관으로 지명한 이번 인선의 연합 취지를 강조하며 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은 회견 직후 "당의 반박이 보도에 잘 반영되지 않는 현실과 계속 입장을 밝혔으면 좋겠다는 국민적 요구, 청문회 날짜가 협의되지 않은 여러 상황 때문에 오늘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같은 날 YTN라디오에서 "안팎의 우려가 많이 전달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여당 쪽에서 많이 오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시대]와의 통화에서 "스스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기자회견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용 후보자가 민주당 내부의 비판을 거론한 대목을 두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민주당과 정부의 평가를 받으려고 하면 안 된다"며 "국민에게 소명하는 기자회견이었어야 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용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야가 청문회 개최 일정과 증인 채택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검증 절차부터 지연되고 있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용 후보자와 관련해 "당 내부에서도 많은 우려와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같은 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제기에 대응할 전담팀을 구성하기로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두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갈렸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용 후보자가 장관으로 적합하다는 응답은 13%, 부적합하다는 응답은 61%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부적합 평가가 51%로 적합 평가 26%를 웃돌았다. 반면 같은 지지층에서 김 후보자는 적합 42%, 부적합 22%로 나타났다.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9.4%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오늘 나온 여론조사를 봐도 부적절하다고 국민들이 이미 판정을 내렸기 때문에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용혜인 지명을 철회할 경우 범진보 진영이 함께할 수 있는 동력이 훼손된다는 측면에서 약간의 악재가 되겠지만, 임명을 강행하는 것보다 철회하는 것이 훨씬 더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자진사퇴를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지명을 철회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소장은 겸직이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용 후보자의 설명에 대해 "후보자라면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지적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직을 포기하거나 장관 후보직을 스스로 사퇴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대답을 내놔야 한다. 그것이 인사권자와 본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언팩] 커지는 경찰권력, 견제는 충분할까? / 군인 고객 모시러 나서는 은행들](https://i.ytimg.com/vi/zrGdDM_g8ZQ/hqdefault.jpg?width=1920&quality=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