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구조개혁에 나섰다. 사진은 경기 고양시 LH 고양사업본부 모습. /사진=뉴시스


국토교통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직을 두개로 분리하는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낸다.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병하며 출범한 지 17년 만에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LH는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12일 국토부는 이날 오후 LH 조직 개편 킥오프회의를 열고 LH 구조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3일 정부가 주택도시개발공사(가칭, 이하 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가칭, 이하 자산공사)로 분리하는 개혁방안을 제시한 데 이어 조직과 인력과 자산·부채 등을 나누는 후속 작업이다.



LH는 지난해 8월 개혁위원회를 출범하고 택지개발과 주거복지 등 사업 부문별 사업방식을 개편, LH의 기능·역할 재정립,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개혁위에 따르면 개발공사는 택지개발과 주택 건설·공급을 전담하고 자산공사는 임대주택 운영과 주거복지, 토지·주택 매입 등 자산비축 기능을 맡는다. 개발사업은 속도와 재무성과가 중요한 반면 임대주택과 주거복지는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우선하기 때문에 두 개의 기능을 나눠야 한다는 판단이다.

국토부는 이르면 이달 말 LH구조개혁 방안에 조직별 기능과 인력·자산·부채 배분, 재무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H는 공공택지 개발에서 발생한 수익을 정부에 배당하고 주거복지에 쓰고 있다"며 "수익을 별도 계정으로 만든 뒤 정부가 임대관리 회사에 (수익을) 넘겨주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킥오프회의에서 LH 조직 개편 범위와 일정 등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LH 노동조합은 정부의 분사 추진에 반발하며 집단 대응에 나섰다. 노조는 전날 사측에 노사 교섭을 요구했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부의 개혁방안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현재 LH 임직원은 정규직 6700여명을 포함해 9000명으로 주택관리공단 소속 직원과 현장 관리 인력은 2700명에 이른다. 이 중에 노조에 가입한 직원은 약 8000명으로 사측과의 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이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된다.

LH 노조 관계자는 "과거 주공·토공을 통합할 때 '한 지붕 두 가족' 갈등으로 조직 정상화에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조직을 분리하면 또다시 갈등이 커질 것"이라며 "정부가 충분한 협의 없이 분사를 강행할 경우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 총파업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LH의 개편작업은 경남 진주시와 시민단체에도 초미의 관심이다. 진주시는 LH가 지역 인력 채용과 사회공헌에 역할을 한 만큼 진주에 남아야 한다는 요구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진주을)과 박대출 의원(진주갑)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LH 기능 분리 백지화를 촉구했고 장문석 더불어민주당 진주갑 지역위원장은 LH 존치와 함께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를 진주에 유치하는 활동에 나섰다.

LH의 개편작업이 노사를 넘어 지역사회 갈등으로 번질 경우 주택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격한 주택정책 변화와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공기업의 기능을 개편해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면서도 "기능 개편에 따른 구체적인 기대 효과와 부작용 해소 방안을 동시에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