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홍기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6년 9월 최근 경제 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을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중동전쟁과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압박과 취약계층·부문의 고용난은 여전한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재정경제부는 11일 발간한 '2026년 9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는 등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고해지고 있다'(7월), '강화되고 있다'(8월)고 했던 경기 흐름 표현에 '견조하다'는 단어가 추가됐다. 그린북은 정부가 매달 각 기관의 통계를 취합·분석해 발표하는 공식 경기 진단 보고서다. 정부는 경제정책의 방향과 강도를 정할 때 이를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낙관적인 총평의 근거는 수출이다. 8월 수출액은 982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8.7% 늘었다. 일평균 수출액도 44억7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72.5% 뛰었다. 무역수지(8월)는 347억5000만달러 흑자, 경상수지(7월)는 420억8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기업 체감 경기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8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9.6으로 두 달 연속 올랐다. 2022년 9월(102)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이런 흐름이 내수 경기와 가계 체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4% 줄었고 8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4.5로 전월보다 2.3포인트 내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부터 석 달 연속 오르다 넉 달 만에 방향을 틀었다. 물가 상승이 누적되면서 소비심리를 짓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소비자물가는 3.1% 올라 7월(2.8%)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3.4%, 생활물가지수는 3.2% 상승했다.

자료: 한국석유공사


일자리 온기는 고르지 않았다. 8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8만4000명 늘어 7월(10만8000명)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그러나 청년층(15~29세)을 따로 놓고 보면 취업자가 14만3000명 줄었다. 업종별로도 엇갈렸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34만5000명 늘었지만 제조업은 3만8000명, 건설업은 3만2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2.0%로 1년 전과 같았지만 실업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15세 이상 인구)는 7만7000명 늘었다.



대외 불안 요인은 커졌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중동전쟁 및 미국 관세 부과 조치 관련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됐다"고 표현했다. 지난달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한 것과 비교해 수위가 한층 높아진 표현이다. 임홍기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두바이유,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3대 유종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상태"라며 "대외 여건은 상당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주요 품목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중동전쟁 이후 전략, 잠재성장률 반등,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 대응을 위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