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월9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여야 대치 전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으로 옮겨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 지키기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야권이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의 책임을 묻는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도 인사 라인 책임론이 나온다.

용 후보자는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배경에 대해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의 사퇴는 민주당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비례대표 겸직 문제가 법적 위반은 아닐지라도 국민적 눈높이와 정서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며 "민심을 종합한 김민석 당 대표의 자진사퇴 권유를 비서실장인 제가 용혜인 후보자에게 전달한 바 있다"고 썼다.

청와대는 용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국정과 민생에 미칠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며 "향후 필요한 후속 절차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를 위해 검증과 인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장관 후보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 사진=뉴시스


다만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만시지탄이지만 용혜인 의원의 결단에 경의를 표하고 이번 국민적 지적을 반추하여 새로운 정치의 장을 열어 나가길 기대한다"면서도 "인사는 추천, 선정도 신중해야지만 검증도 철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추천된 일곱 후보자 중 일부는 부동산 등 비교적 검증이 용이한 부분까지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모든 비난이 대통령께 향하게 한다면 이는 인사 라인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은 김 후보자와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을 함께 겨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용혜인은 물러났어도 '좌파 카르텔'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그나마 그 세력의 정부 내 '진지 구축'을 막아낸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라고 적었다. 이어 "장관 후보자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대통령 이래도 '왼쪽'만 챙길 것인가"라고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검증 실패에 초점을 맞췄다. 정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번 사태는 청와대 인사 라인의 명백한 검증 실패"라며 "청와대가 용혜인 의원에게 장관 지명 전에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괜찮겠느냐'라는 아주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면 이번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청와대는 인사 검증의 기본이 무너진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용혜인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검증에 실패한 청와대 인사 라인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용혜인 후보자의 사퇴는 이번 인사 참사 수습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며 "다음은 역대급 기득권 카르텔과 불법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차례"라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자에 대해 "브로커와 결탁해 권력형 청탁을 넣은 장본인"이라며 "현직 부장판사 자녀의 특혜 채용 의혹과 흉악 성범죄자 변호 이력까지 겹치며 자격 미달을 드러냈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 지키기에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표적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동훈 검찰이 김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 초기 단계부터 이재명 당시 야당 대표를 엮어 넣으려고 했던 충격적인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 불법 표적 수사와 검찰권 남용 여부를 규명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