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가입자 수 추이/그래픽=신재민 의원


올해 청약통장 해지 자금이 8조원을 넘어섰다. 분양가와 금리가 상승하며 주거비 부담이 커져 청약통장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안성)이 공개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청약통장 유입액은 8조4000억원, 해지액은 8조2000억원으로 2000억원 순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청약통장 유입액이 4조1000억원 순증한 것과 대비된다.



청약통장은 2022년부터 연간 기준 해지 규모가 가입 규모를 웃돌고 있다. 가입자는 2022년 6월 2859만명에서 올해 7월 말 2577만명 4년 만에 252만명(9.9%) 감소했다.

분양가와 금리 상승에 이어 청약 당첨 가능성이 낮은 점도 청약통장 해지 배경이다. 지난 7월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6209만원으로 1년 전(4544만원)보다 36.6% 급등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15억원을 넘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률은 ▲30대 이하 1.6% ▲40대 2.3% ▲50대 2.5%로 전국 평균인 ▲30대 이하 10.9% ▲40대 12.3% ▲50대 15.5%를 밑돌았다.



가점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서울 청약의 평균 가점(만점 84점)은 2023년 56.17점에서 2024년 59.68점, 지난해 65.81점으로 상승했다. 추첨제가 있지만, 사실상 장기간 무주택에 부양가족이 많은 고가점자가 아니면 당첨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청약 대기 수요가 누적돼 체감 경쟁률은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국회에는 청약통장 제도와 당첨자의 대출 기준을 다루는 4개의 법안이 계류됐다. 지난 8일 국토위는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토법안심사소위로 회부했다. 청약통장을 해지하지 않고 납입액 일부 인출을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이다. 현행 제도에서 청약통장 납입금을 중도 인출하려면 통장을 아예 해지해야 하고 가입 기간과 청약 가점이 즉시 소멸한다.

해당 법안이 국토소위를 통과하면 국토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내달 6일부터 4주간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무주택자의 주거정책 확대 방안으로 청약통장의 실질적인 유인책 마련이 요구될 전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청약통장은 해외처럼 인출 자체를 막기보다 조건을 두고 허용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며 "높은 분양가와 강화된 대출 규제로 청약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것을 고려해 청약통장의 실효성을 높일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