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인상 속도는 조절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물가 오름세가 기조적인지를 더 확인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함께 담겼다.
15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6년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인상 의견을 낸 위원 6명 가운데 2명은 추가 인상의 시기와 폭을 정할 때 취약부문이 지는 부담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한 위원은 "긴축 속도를 조절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위원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되 경기 개선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제주체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 7월16일 인상에 이은 두 달 연속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1년 6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한은은 7월 회의에서 3년 6개월여 만에 금리를 올리며 인상 기조 진입을 알린 바 있다.
인상에 찬성한 위원들은 근원물가를 근거로 제시했다. 한 위원은 "물가 상승세의 확산을 차단하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반도체 수출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명목성장률을 끌어올려 수요압력을 추가로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를 함께 거론한 위원도 있었다.
동결을 주장한 위원은 "환율이 하향 안정되는 흐름 속에서 수요측 압력에 의한 물가 오름세가 기조적일지 여부를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황건일 위원이 동결 의견을 냈다고 공개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취약차주 부담이 쟁점이 됐다. 한 위원은 한은이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을 올해 1분기 2.04%에서 내년 말 2.20%로 0.16%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한 점을 들어 인상이 취약차주에게 미칠 영향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부서는 달라진 여건을 적용해도 자영업자 전체로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은은 이 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월 2.6%에서 3.3%로, 내년 전망치를 2.1%에서 2.9%로 올렸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며 2.8%로 낮아졌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개인서비스와 내구재 가격을 중심으로 2.6%로 높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2.7%, 내년 2.3%로 5월과 같았지만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모두 2.5%로 직전 전망치(각각 2.4%, 2.3%)를 웃돌았다.
중립금리 재점검 논의도 이뤄졌다. 관련 부서는 '최근 경제여건을 고려한 중립금리 재점검 및 시사점'을 참고자료로 보고하고 중립금리가 2000년대 이후 하락하다 팬데믹 이후 반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위원은 중립금리 추정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책 기조를 판단할 때 다른 지표도 함께 봐야 한다고 밝혔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엇갈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위원은 "정부가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확장적 재정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책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완화로 늘어난 대출 여력이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맞물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다음달 2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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