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가 다시 5%를 넘어서며 이번 주 미국·일본의 동시 금리 인상 가능성에 국내 금융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스1


미국 국채금리가 다시 5%를 넘어섰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두 번째다.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은행(BOJ)이 나란히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4일(현지시간) 장중 5.01%까지 올랐다.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자, 2007년 금융위기 직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4.9%대로 낮아졌지만, 심리적 저항선이 뚫렸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에 던진 충격은 작지 않았다.



유가가 흔든 안전자산

미국 국채금리를 밀어올린 뇌관은 유가다. 사우디아라비아 호르무즈 우회 송유관이 피격으로 멈췄고, 이란·걸프국 간 통항 협상도 무산됐다. 여기에 후티 반군까지 홍해 길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북단을 장악하면서 대체 수송로마저 흔들리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108달러까지 뛰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0달러 선을 훌쩍 넘었다.

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시장의 눈은 곧바로 통화정책으로 향했다. 오는 15~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시장에서는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90%에 가깝게 보고 있다. 그만큼 인상은 기정사실로 굳어진 분위기다.

다만 이를 새로운 긴축 사이클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9월 25bp(0.25%포인트) 인상은 지난해 단행됐던 선제적 인하 조치의 되돌림 성격에 해당한다"며 "이번 인상의 상한도 지난해 인하 폭 안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에는 일본은행도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일본이 같은 주에 나란히 금리를 올리는 것은 이례적인 조합이다. 국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고유가 국면이 길어지면 한 차례 더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한은 총재가 8월 금통위에서 선제적 대응을 언급하며 우려가 일부 완화됐지만, 유가가 계속 오르면 최종 기준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보험·카드·증권 온도차

국고채 10년물은 4.5%대로 올라 1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3년물도 4%를 넘어섰다. 이 여파는 업권마다 다르게 번진다. 은행은 대출금리가 오르면 이자로 버는 돈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2분기부터 예금 등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도 함께 오르면서 이익률 개선이 멈췄다. 그 결과 상반기 순이익은 증권사보다 사상 처음으로 뒤쳐졌다.

보험사는 원래 장기금리가 오르면 앞으로 지급해야 할 보험금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라 유리하다. 다만 2027년 예정된 자본 규제 강화를 앞두고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용 채권 발행을 줄이고 있어, 실제로 체감하는 이득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카드·캐피탈사는 가장 직접적 타격을 받는다. 은행처럼 예금을 받을 수 없어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려오는데, 채권 금리가 오르면 예전에 싸게 빌린 돈을 갚고 더 비싼 이자로 다시 빌려야 해 조달 비용이 곧바로 불어난다. 결국 무이자 할부나 포인트 같은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사는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3분기 들어서는 주식 거래가 줄고 갖고 있던 채권값이 금리 상승으로 떨어지면서 이익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관심은 한국시간 17일 새벽 나올 FOMC 결과로 쏠린다. 연준이 시장 예상을 깨고 동결한다면 장기금리 급등이 재현될 수 있고, 예상대로 인상하되 점진적 기조를 확인시켜주면 오히려 안도 랠리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FOMC와 BOJ 금정위를 앞두고 금융시장 경계감은 높아질 수 있지만, 결과가 예측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안도감을 바탕으로 증시 상승 압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