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달 27일 울산 사업장 안에서 올해 임단협 난항에 따른 전체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주요 전력 기업 노동조합이 성과 보상 확대 등을 주장하며 잇따라 부분 파업에 나서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서 불거진 성과급 요구가 전력업계 임금 협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가 초호황을 맞은 만큼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조속히 접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산하 LS전선 노조는 이날 구미·인동·동해 사업장에서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이번 파업은 향후 본 파업 가능성을 알리는 경고성 성격인데 LS전선 노조가 파업에 나선 건 설립 37년 만에 처음이다. 이들은 파업 출정식을 시작으로 근무 외 시간을 이용해 약 1시간 동안 주요 제품 생산라인에서 파업한다.



현재 노조는 임금과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교섭 초기 기본급 6.5% 인상과 영업이익 15%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요구했다. 반면 회사 측은 정액 850만원의 성과급과 기본급 4% 인상안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HD현대일렉트릭 노조는 지난 9일 4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산하 조직인 만큼 사실상 현대중공업 노조의 공동행동 성격이다. 지난달 14일 HD현대일렉트릭 노조는 현대중공업지부·현대건설기계지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 이후 같은 달 27일 쟁의권을 확보했다. 당시 조합원 577명 중 412명이 참여해 399명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공정 성과 공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지난 8일 호봉승급분 4만7000원 인상 및 공조회비 회사 100% 부담 등을 골자로 2차 제시안을 내놨으나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파업의 최대 쟁점으로는 성과 보상이 꼽힌다. 최근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성과급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보상 확대를 요구하는 노조 움직임이 전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 삼성전자는 반도체(DS)부문에 사업 성과의 10.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이날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정하고 지급 방식을 현금·주식 각각 50%로 하는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 합의했다.

여기에 전력업계가 호황을 맞으면서 노조의 성과급 확대 명분도 더 뚜렷해졌단 평가다.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노후 전력망 교체와 재생에너지 확대, AI 데이터센터 증설 등의 호재가 맞물리면서 대부분 기업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LS전선과 대한전선, 전력기기 3사(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모두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향후 동종업계 기업에서 성과 보상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6월 창사 이래 첫 사무기술직 노조가 설립됐다. 이들 역시 임금 체계·평가 제도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력 산업이 초호황기를 맞이한 만큼 노사 간 원활한 조율을 통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해야 한단 제언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영업이익 N% 성과급 등의 보상 체계가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 같다"며 "노사 간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양측 합의하에 성과급 관련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