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사생팬이라는 고질적인 병폐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진=양요섭, 코르티스, 웬디 인스타그램


스타 연예들이 도넘은 사생팬들의 행동에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16일 그룹 하이라이트 멤버 양요섭은 자신의 거주지를 찾아오는 일부 팬들에게 경고 메시지와 함께 사생활 보호를 호소했다. 그는 "제가 사는 곳에 제발 오지 말아달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주거지가 노출되는 상황을 우려한 그는 "내 집은 '요즘 것들'에 올라와 있지 않냐. 그거 봐달라. 제발"이라고 덧붙였는데 여기서 언급한 프로그램은 SLL 산하 채널 '고고씽'에서 방영 중인 웹예능 '요서비의 요즘것들'을 가리킨다. 자신의 동선과 거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콘텐츠인 만큼 해당 회차를 참고해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다.

양요섭은 지난해 11월에도 개인 채널을 통해 피해를 호소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어쩌면 고백과 당부가 섞인 글이 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는 몇 달 전 거주 중인 아파트 층수까지 파악한 누군가 자신을 만나러 방문했던 사건을 언급하며 "밤중에 마주쳐 매우 놀라고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속사가 신속히 조치한 덕분에 이후 유사한 불상사는 재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르티스 소속사 빅히트 뮤직 또한 코르티스의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법적대응 결과를 발표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외국인 피의자 2명은 SNS에서 코르티스의 숙소 주소를 불법으로 구매해 알아냈고 거주지에 무단 침입했다. 현장에서 적발된 이들은 혐의를 인정했고 경찰은 공동주거침입 혐의를 적용해 이들을 불구속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범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기소유예 처분을 결정했다. 재판에 넘기지 않은 셈이다.



소속사는 해당 처분에 즉각 반발했다. 빅히트 뮤직은 "아티스트 사생활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주거지 침입 및 개인정보 거래 행위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기소 여부에 대해 재차 법적 판단을 구하는 불복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르티스를 향한 사생팬의 위협은 주거지 침입에 그치지 않았다. 해외 일정 중 멤버들이 탑승한 차량에 소형 위치추적기(GPS)를 몰래 달아 비공식 개인 일정까지 뒤쫓기도 했다. 팬 이벤트 참여 제한 조치를 받은 인물이 해외 숙박 호텔 내부를 배회하다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기내에서 좌석을 이탈해 멤버들에게 접근하거나 라운지나 기내에서 휴식 중인 멤버들을 무단 촬영하는 행위도 이어졌다.

그룹 레드벨벳 멤버 웬디와 그룹 프로미스나인의 소속사 어센드(ASND)도 사생활 침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일 소속사는 아티스트를 포함한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삼가달라고 경고했다. 편지나 선물 전달을 위해 아티스트 또는 이들이 이동 중인 차량에 과도하게 접근하거나 차도로 내려와 차량의 이동을 방해하는 행위 등이 지속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소속사는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보호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아티스트의 사적 공간에 무단으로 접근하거나 개인 일정을 침해하는 행위, 아티스트의 정보를 불법으로 취득해 판매하거나 구매하는 행위, 회사 주변을 배회 및 상주하거나 무단으로 침입하는 행위 등도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유료 메시지 서비스나 개인 채널을 통한 일대일 소통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일부 팬들은 이를 실제 관계로 착각하고 연예인을 사적으로 소비하려는 망상으로 번지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스타를 향한 도넘은 애정과 표현은 팬심이 아닌 엄연한 '범죄'다.

스타라는 이유만으로 사생활 침해와 심리적 공포를 견뎌내야 할 의무는 없다. 아티스트의 인격과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성숙한 팬 문화가 자리잡아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사생팬들의 불법 행위에 대한 법적 처벌 역시 한층 강화돼야 함은 물론 엄정한 법 집행과 단호한 대응도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