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동박적층판(CCL)이 핵심 전자소재로 떠오르면서 ㈜두산과 LG화학이 역량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AI 반도체에 탑재되는 각종 부품이 고속·고주파 신호를 처리하면서 이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CCL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18일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CCL 시장 규모는 올해 216억2000만달러(약 29조6000억원)에서 2034년 329억5000만달러(약 45조1000억원)로 52.4%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전체 시장 성장과 함께 AI 서버와 고속 네트워크 장비에 쓰이는 고사양 CCL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CCL은 구리 동박과 절연층을 겹겹이 쌓은 소재로 전자회로기판(PCB)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특히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스위치, 광모듈 등 데이터센터 핵심 장비에서는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기 위해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는 고성능 CCL이 요구된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높아질수록 CCL의 저손실·고주파 특성이 중요해진다.
AI 데이터센터가 대형화되고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할수록 서버와 스위치, 광통신 장비 사이의 연결 성능을 좌우하는 PCB 소재의 중요성도 커지는 만큼 선제적인 생산능력 확보가 향후 수주 경쟁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AI 가속기와 초고속 네트워크 스위치용 CCL 분야에서 고객사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높여온 ㈜두산 전자BG는 17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9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국내에는 4200억원을 들여 광모듈용 CCL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중국에는 5500억원을 투자해 AI 가속기·네트워크 스위치용 CCL을 만드는 공장을 신축한다. 2028년까지 단계적인 증설을 통해 AI 가속기와 초고속 네트워크 스위치 등에 적용되는 하이엔드 CCL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4월에는 태국 사뭇쁘라깐주 방보 지역의 아라야 산업단지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7만3000㎡ 규모의 CCL 생산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총 투자금액은 약 1800억원 규모이다.
㈜두산 전자BG는 2024년 말부터 엔비디아향 CCL 공급을 시작하며 매출이 급성장했다. 2024년 사상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6% 증가한 1조87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화학도 CCL 사업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메모리 반도체용 CCL에서 비메모리 반도체와 FC-BGA, 유리기판(TGV) 등 첨단 패키징 소재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전략이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 3곳을 확보한 데 이어 추가 고객사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청주공장의 CCL 생산라인 증설을 결정했다. 고객사 수주와 연계해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구축·확대하는 방식으로 투자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비메모리 반도체와 고성능 패키징 시장은 AI 반도체 확산과 함께 고집적·고속 신호처리 수요가 커지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이 심화될수록 CCL도 범용에서 고부가·고사양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하이엔드 CCL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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