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원로와 정치학자 등은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에서 성찰하는 자세를 보인 것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부동산과 인사 등 핵심 현안에서는 구체적인 해법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명이 참석했고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등으로 약 90분간 진행됐다.
이번 회견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열렸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은 옳다'"며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작은 성과와 국민들께서 보내주시는 큰 성원 앞에서 두려움과 겸손함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쟁점이던 연임 개헌에 대해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소 취소 논란에 대해서는 "순리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며 "특검의 권한 사항 중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을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서는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시대]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상당히 진지했고 솔직하게 얘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몸을 많이 낮추고 자기 생각과 감정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진지하고 겸손하게 발언했다"고 덧붙였다.
임 전 의장은 이 대통령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민생을 꼽았다. 그는 "여태까지 제기돼왔던 여러 의혹을 해소했으니 이젠 민생에 중심을 두고 그쪽으로 매진해야 한다"며 "물가 등 생활경제 쪽으로 정부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의 소리나 국민의 요구를 조금 더 섬세하게 살피면서 나아가되 원칙은 그대로 고수해야 한다"고 했다.
5선을 지낸 설훈 전 민주당 의원도 임 전 의장과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설 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이었다"며 "대체로 아주 좋았다"고 밝혔다. 연임과 공소 취소 논란에 대해서는 "두 부분은 정리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부동산 문제 해법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설 전 의원은 "부동산 정책 때문에 민심이 싸늘하다는 것은 알지만 정확하게 '이것이 해법입니다'라고 내놓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지지율에 대해서도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고 올라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민심이라는 게 한번 떨어지면 올라가기가 참 쉽지 않다"고 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이 임기 초반 이후 국정 운영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표정과 말투에서도 국정 운영의 어려움에 대한 위기의식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이나 인사 문제는 '앞으로 잘하겠다, 소통을 더 하겠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무엇이 문제였고 그중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 설명했어야 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지금은 취임 초기와 달라져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허니문 기간에는 열심히 하겠다고 하면 국민도 기대하고 인내하며 기다려줄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지금처럼 국내외 상황이 불안하고 어려울 때는 국민의 인내심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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