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인천도시공사(iH)가 18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2026 수도권 공사 연구협의체 공동세미나'를 공동 주최했다. 초고령화 인구 구조와 가족 간 돌봄의 약화에 대비해 공동주택이 나아가야 할 커뮤니티 설계와 운영 전략이 논의됐다. /사진=김노향 기자


8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식사제공과 교류 기회 제공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로당 등 복지기관이 아파트 커뮤니티 서비스와 결합해 세대 간 장벽을 아우르는 돌봄 서비스 시설로 바뀌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초고령화의 심화에다 저출생과 아이돌봄 공백, 고령자 고립, 세대 간 단절 등 현상이 개인과 가정의 문제가 아닌 국가 과제라는 데에도 많은 전문가들의 동의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인천도시공사(iH)가 18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2026 수도권 공사 연구협의체 공동세미나'를 공동 주최하고 초고령화 시대에 공동주택이 나아가야 할 커뮤니티 설계와 운영 전략을 논의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공동주택이 거주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와 연계된 촘촘한 돌봄의 거점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토론을 주최한 황상하 SH 사장은 "초고령사회와 1인가구 확산에 따라 공동주택 내에서 이웃 간 돌봄과 공동체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생활권으로 연결된 서울·경기·인천이 힘을 합해 공공주택의 주거복지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종선 GH 부사장은 "좋은 집에 좋은 삶이 따라온다"고 말했다. 그는 "주거는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을 넘어 이웃과 관계를 맺고 나이가 들어 익숙해진 지역사회 안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돼야 한다"며 "관계가 상호 돌봄과 연대로 발전하기 위해 서비스와 운영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커뮤니티 디자이너'란 이러한 역할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시설, 돌봄 거점으로 설계해야

이날 돌봄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어르신들을 집밖으로 나오게 하고 지역사회와 공동주택 커뮤니티를 연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영국 SH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발표에서 "가족 간의 돌봄 기능이 약화되고 고령자 사이에도 단절이 나타나 어르신들을 밖으로 나오게 해 자연스럽게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면서 "경로당은 현재 80세 이상의 식사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시니어 라운지 형태로 건강 지원, 휴게 공간, 도서관, 카페 등 시설을 연결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시설을 추가하는 것보다 기존 공간들을 고령 친화와 세대 교류의 관점으로 다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남원석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매입임대주택 운영 사례를 소개하며 정부의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서울·경기의 매입임대 사례인 해심당, 건강안심주택, 서봄하우스, 케어안심주택 등에서 임대료 만으로 운영이 어려웠다"면서 "지방정부 보조금 등 재원의 확보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전문가의 참여를 유도하고 매입임대주택이 저층주거지 내 취약계층을 위한 '돌봄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사업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연 LH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존 아파트의 리모델링과 통합돌봄을 제안했다. 조 연구원은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 영구임대주택을 리모델링해 통합돌봄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공공주택이 주택정책을 넘어 돌봄과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생활기반시설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계층 통합을 통해 소득과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으로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기윤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급자 위주가 아닌 이용자에 기반한 공간 구조를 통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머무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 연구위원은 "지방정부가 시설 운영을 담당하고 주거복지사와 케어매니저 등 전문인력 양성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자립적 커뮤니티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