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의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을 꼽았다. 교육과 직장 등 정주환경이 서울에 집중돼 수도권 부동산 불패신화가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재건축·재개발 등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로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꾀한다는 정책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관련 질문에 집값 상승의 구조적 배경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을 짚었다.



이 대통령은 "모든 경제력, 기반 시설, 정주 여건이 서울, 경기, 인천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빚내서 집 사라' 식의 과거 정책과 상대적 박탈감, 2분기 명목 성장률이 20%를 넘어서며 불어난 유동성도 복합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인 공급 부족에 대해서는 전 정권과 서울시 책임을 직접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2022년을 언급하며 "그 해부터 허가와 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며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거의 절반으로 줄어 공급이 확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해법으로 신속한 공급 확대를 꼽았다.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 지원 방침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분야에 금융을 최대한 확대하고 수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대출 정책을 펼친다"며 "규제, 공급, 세제 등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조치를 할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이전·재개발 가속화"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국토 균형발전 정책을 강조한 만큼 중앙기관·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원칙과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이 거론된다. 구체적인 이전 대상과 지역은 10~11월 확정할 예정이다.



고준석 연세대 교수는 "수도권 쏠림현상에 지방의 미분양 주택이 해소되지 못하는 점이 집값 양극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국토균형발전 로드맵을 속도감 있게 실현하면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완화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 등 재정비시장은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향후 부동산 정책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기간 단축, 인허가 간소화, 정비사업 절차 개선 등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정비사업 활성화에 정책 무게를 실어 주택공급 확대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며 "재건축 안전진단·정비계획 절차를 얼마나 단축할지, 재건축 용적률·기부채납 등 추가 규제 완화가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과제는 전세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대책 마련이다. 정부가 무주택자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내 '세 낀 집' 매수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실거주 유예 조치를 내년 말까지 연장했다.

임대차 갱신계약도 유예 대상에 새로 포함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부동산 전세 제도를 폐지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으나 이날 이 대통령이 "내가 언제 (전세제도가) 사라져야 한다고 했느냐"고 반문하며 의혹을 불식시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10·15대책 이후 대출이 강화되고 전세를 낀 주택 매수가 어려워져 전월세 가격 상승과 집값 불안심리가 내 집 마련을 부추기고 있다"며 "결국 공급 확대가 전세 수요·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